필승! 병 876기 훈련병 여러분.
그토록 기다리던 수료식 날입니다. 지난 5주 동안 여러분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이젠 동기들과 함께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하고, 훈육관님들에게 훈련받는 생활이 익숙해졌지만 5주 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이런 변화가 일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처음 훈련소에 들어왔던 날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과도한 긴장과 어색함, 두려움이 가득했던 첫날. 꽁꽁 싸매 입었지만 날씨는 너무 추웠고 동기·훈육관님 모두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다가올 훈련 걱정으로 잠을 못 이뤘고, 바깥 풍경도 저의 마음처럼 나무와 풀이 얼어붙을 만큼 차가운 냉기로 가득 차고 쓸쓸했습니다. 수료식을 맞이하는 오늘은 입영 때와는 너무나 다르게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입니다.
훈련 내내 우리를 괴롭히던 매서운 추위도 끝났습니다. 언제 불쑥 봄이 찾아왔는지 알지 못했다가 마지막 전투 뜀걸음을 하면서 봄이 왔음을 알았습니다. 동기들과 함께 힘찬 목소리로 군가를 부르고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며 정해진 코스를 완주한 뒤 생활관으로 돌아가는 길, 풍성하게 개화한 벚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습니다.
추운 겨울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제야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생명을 잃은 것 같았던 나뭇가지와 풀들은 어느새 용감하게 살을 붙여 푸른빛을 뿜어내고 있었고, 군인이란 신분이 어색하기만 했던 제 마음에도 뜨거운 열정과 투지의 잎이 싹틔운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변화가 갑작스럽게 느껴졌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봄은 언제나 조용히, 하지만 강인하게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게 얼어붙은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견뎌 내며 뿌리 깊은 곳부터 성장의 가능성과 생명력을 키워 냈던 것입니다.
봄은 우리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기본군사훈련단에서의 교육훈련을 수료하고 어엿한 공군인으로서 발돋움하는 이 순간이 갑작스레 찾아왔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불가능하고 두렵게만 느껴졌던 훈련을 받으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군인으로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병 876기 동기 여러분, 우리는 훈련소에서 겨울과 봄을 함께 겪는 특별한 경험을 하는 기수입니다. 어쩌면 군 생활이 기나긴 겨울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지만, 그간 버텨 낸 순간순간이 모여 찬란한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겨울을 이겨 내는 봄처럼 조용한 강인함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훈련소에서의 시간과 경험을 양분 삼아 각자 위치에서 항상 열심히 하는 병 876기 여러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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