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S 연습을 마치고 - 대항군사령부 총참모부 작전참모로서의 소회

입력 2026. 04. 01   14:18
업데이트 2026. 04. 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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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은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이고 실전적인 양상을 보였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위협과 더불어 드론, 사이버, 우주작전 등 비대칭 요소가 결합된 전장이 현실화하고 있음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육군전투지휘훈련단 대항군운용처에서는 변화된 북한군을 구현하기 위해 전문가 초빙, 토의·연구 등을 거쳐 북한군을 과대·과소평가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항군사령부 총참모부에 파견돼 이번 훈련에 작전참모로 참가하며 ‘적을 가장 잘 아는 게 곧 승리의 출발점’이라는 명제를 체감했다.

대항군의 역할은 단순히 ‘적을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적의 전술, 무기·장비, 사고 방식까지 입체적으로 구현함으로써 훈련부대가 직면할 수 있는 각종 상황을 사전에 경험하는 데 그 본질이 있다. 이번 FS 연습에서도 대항군은 기존의 정형화된 대응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작전 양상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무인기 운용, 기만전술, 분산기동, 비정규전 요소를 결합한 복합위협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훈련의 실전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작전참모로서 각 집단군 제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통합하는 역할을 했다. 훈련 중에는 상황 변화에 따라 대항군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며 훈련부대에 예측 불가능성을 부여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훈련부대의 의사결정 능력과 대응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지능형 자극’이었다.

이번 훈련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훈련부대 지휘관·참모들의 대응 방식이 과거보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항군이 의도적으로 조성한 불확실성과 혼란 속에서도 다양한 정보 자산을 통합하고 신속하게 결심을 내리는 모습은 미래전의 준비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 줬다. 이는 대항군이 단순한 ‘적의 역할’이 아닌 훈련부대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촉진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였다.

동시에 개선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존재했다. 드론과 공격 무인기, 사이버 위협의 통합대응, 정보 과잉 속에서 핵심을 선별하는 능력은 보완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대항군 역시 이런 약점을 정교하게 파고들어 훈련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해야 할 것이다.

미래전은 더 이상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물리적 전장과 비물리적 영역이 융합된 ‘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s)’이 현실이 됐다. 이에 따라 대항군의 역할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전술 모방을 넘어 적의 전략적 의도와 발전된 기술까지 반영하는 ‘지능형 대항군’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전문인력 양성, 최신 위협에 관한 지속적 연구, 실전적 훈련 설계 능력이 필수다.

이번 FS 연습에서 대항군의 존재 이유와 중요성을 실감했다. 우리가 얼마나 ‘진짜 적’을 구현하느냐에 따라 훈련부대의 준비 수준이 결정된다. 앞으로도 대항군사령부는 끊임없는 자기혁신으로 미래전을 대비하는 최전선에서 역할을 다해 나가야 할 것이다.

훈련은 끝났지만, 대비태세는 끝나지 않았다. FS 연습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보다 정교하고 실전적인 대항군 운용으로 우리 군의 전투준비태세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을 다짐한다. 그것이 이번 훈련에서 얻은 소명이다.

지희철 전문군무경력관 가군 육군전투지휘훈련단 대항군운용처
지희철 전문군무경력관 가군 육군전투지휘훈련단 대항군운용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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