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 13년의 길 남수단의 내일이 되다!

입력 2026. 03. 30   16:55
업데이트 2026. 03. 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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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현장에서 자란다!” 2026년 한빛부대는 해외파병 13주년을 맞았다. 2013년 3월 31일 고국과 이역만리 떨어진 아프리카 남수단에 첫발을 내디딘 뒤 한빛부대는 현지인들에게 ‘신이 내린 축복’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최전선에서 그 사실을 매일 증명해 왔다.

한빛부대의 핵심 임무는 주보급로(MSR) 보수작전이다. 우기가 시작되면 차량은 진흙에 묶인다. 이동이 멈추면 장터도 멈추고 약과 식량도 늦어진다. 한빛부대가 배수로를 구축하고 노면을 다지며 임시 교량과 우회로를 확보하면 물자는 다시 흐른다. 길이 열리는 순간 시장이 살아나고, 주민들의 일상도 다시 움직인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이 이곳에서 수행하는 작전은 이동의 회복이 곧 안전과 생계의 회복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일이며, 남수단에 ‘나일강의 내일’을 더하는 일이다.

한빛부대의 임무는 도로 보수에만 머물지 않는다. 길이 이어지면 삶도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와 보건시설, 마을을 향한 공여 활동을 함께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사인사보다 더 값진 것은 ‘다음 날’이다. 다음 날에도 아이들이 교실로 향하고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한빛부대는 자립 기반을 만드는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한빛직업학교에선 농업·양계·목공·전기·배관 등 실생활 기술을 전수하고, 태권도·한국어교실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접점을 넓힌다. 한빛농장의 벼농사 전수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는 주민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도록 자립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평화는 멀리 있는 구호가 아니다. 태양 아래 손을 흔드는 아이들, 보수된 길을 따라 다시 움직이는 오토바이와 트럭, 공여식 뒤 조심스럽게 웃는 현지 주민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깨닫는다. 평화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반복되는 성실함 위에 쌓인다는 사실을.

우기가 다가오면 우리가 만든 길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중요한 것은 ‘한 번 고치는 일이 아니라 끝까지 지켜 나가는 책임’이다. 이런 책임감은 임무 현장뿐만 아니라 장병들의 마음가짐에서도 확인된다. 유엔군으로서 훌륭히 임무를 완수한 장병들에게 수여되는 메달 퍼레이드에서 메달이 가슴에 달리는 순간 장병들이 먼저 떠올린 것은 ‘기쁨’이 아니라 ‘책임’이었다. 그 유엔 메달은 개인의 영예가 아니라 13년간 묵묵히 현장을 지켜 온 선배 전우들의 시간과 전통이 이어졌다는 증표여서다. 한빛부대의 13년은 단순한 숫자의 축적이 아니다. 우리가 남수단에 남길 이름은 ‘성과’가 아니라 ‘신뢰’이며, 그 신뢰는 앞으로도 평화로 가는 길 위에서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다.

전상권 육군대위 남수단재건지원단 (한빛부대) 20진
전상권 육군대위 남수단재건지원단 (한빛부대) 20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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