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 미래의 전장이 되다

입력 2026. 03. 18   16:46
업데이트 2026. 03. 1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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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전쟁 3.0:뇌 과학의 무기화


베네수엘라 습격 작전의 비밀 
뇌 통제하는 3세대 인지전 도래
상대방에게 물리적 ‘강제’ 가능
음향·기절·신의 목소리 무기 등
세계 각국 ‘뇌 과학 무기화’ 준비
전쟁 부담 최소화 유용한 수단

 

아르민 크리슈난 지음 / 최영찬 옮김 / 북코리아 펴냄
아르민 크리슈난 지음 / 최영찬 옮김 / 북코리아 펴냄



지난 1월 3일 미군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급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체포한 ‘확고한 결의 작전’은 전 세계에 놀라움을 안겼다. 특히 미군의 희생 없이 한 국가의 정상을 국외로 신속하게 압송한 작전 능력에 관심이 쏠렸는데, 얼마 후 그 비결이 단편적으로 드러났다. 미국 언론들이 마두로 경호팀 관계자의 증언을 인용, 미국이 ‘강력하고 신비한 무기’를 사용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 무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의 각종 장비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물론 마두로 경호원들이 코피를 흘리거나 피를 토하며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시 미군이 ‘디스컴버뷸레이터(Discombobulator)’라는 최첨단 무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적의 신체적 대응능력은 물론 무기체계까지 무력화할 수 있는 미래전쟁의 과학적 토대와 현황 등을 알려주는 번역서 『인지전쟁 3.0: 뇌 과학의 무기화』가 출간됐다. 책을 번역한 최영찬(예비역 해군대령) 충남대 겸임교수는 확고한 결의작전처럼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해 인간의 뇌를 보다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것을 ‘미래 인지전’ 또는 ‘3세대 인지전’으로 규정한다.

최 교수는 ‘과학기술을 사용해 목표대상(인간)의 인지를 변화시키는 술(術)’로 정의되는 인지전을 크게 3단계로 분류했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인간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방식이 전통적인 1세대 인지전이라면 SNS·빅데이터·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마음과 생각의 전장’을 만드는 것이 최근 확산하는 2세대 인지전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뇌 과학을 바탕으로 인간의 뇌를 보다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것을 3세대 인지전, 즉 ‘인지전쟁 3.0’이라고 규정한다.

그동안의 인지전이 매스미디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목표 대상을 설득함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의사결정을 하도록 ‘강요(constrain)’하는 것이었다면 3세대 인지전은 우리의 의지를 상대방에게 물리적으로 ‘강제(compel)’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뇌 과학을 무기화하려는 시도가 일찌감치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무려 70여 년 전인 1950년대 미국 중앙정보국의 비밀 프로젝트를 그 기원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군사 분야 뇌 연구의 역사적 배경과 비살상 전쟁의 필요성은 물론 우리에게 친숙한 마인드컨트롤부터 심령 스파이 활동, 세균 전쟁 및 항정신성 전쟁까지 과학과 비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러 연구를 소개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간 수행능력 저하 기술’ 중에서도 전자기파와 바이트를 다룬 6장이다. 여기선 인간의 뇌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무기가 등장한다. 피해자의 신체 제어력을 상실시키거나 의식을 잃게 하는 ‘기절무기’, 주변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고 목표한 사람에게만 특정한 소리나 말을 들리게 하는 ‘신의 목소리 무기’, 통증을 유발시키는 ‘음향무기’ 등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을 정도로 놀라운 뇌 과학 기반 비살상 무기들이 등장한다.

뇌 과학 기반 무기들이 미래전의 유용한 수단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제아무리 강대국이라도 전쟁을 수행함으로써 입을 손실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데 이런 무기들은 그런 부담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각국은 인지전 3.0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책은 소개한다. 미국은 2013년 BRAIN(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두뇌 통제 프로젝트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중국도 2014년부터 CBP(China Brain Project)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14년 Brain/Mind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세계 각국이 뇌 과학의 무기화를 꾀하고 있다.

적의 정신을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는 무기라니,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하지만 미래전 대비가 필요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 적잖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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