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언제나 도구를 진화시켜 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변화는 도구의 진화를 넘어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현대전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소형 드론은 정찰·타격을 넘어 전자전과 심리전 영역까지 확장되며 전장의 개념 자체를 재구성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재머, 탐지레이다, 요격드론 등 대드론체계는 이제 독립된 전투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저비용·고효율체계가 고가의 전략 자산을 위협하는 비대칭 양상은 전력 건설의 논리를 다시 쓰게 하고 있다.
이러한 전훈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현대전의 핵심은 단품 성능이 아니라 체계 간 상호작용에 있다. 탐지-식별-결심-타격으로 이어지는 킬체인의 속도, 전자전 환경에서의 생존성, 자율비행과 재밍 대응력은 공격과 방어가 실제로 충돌하는 환경에서만 검증된다. 기술은 시연장이 아니라 공방 속에서 완성된다.
그 공방의 실험장이 될 ‘2026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이 시작됐다. 지난 4일 참가 접수를 시작으로 서면평가·실증지원·예선을 거쳐 오는 9월 본선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조는 기술 개발-검증-경쟁-환류의 선순환을 지향한다. 국방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방위사업청이 함께하는 범정부 프로젝트로, 드론·대드론 분야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담겨 있다.
참가팀은 단독 또는 3개 이내 기업 컨소시엄으로 구성할 수 있다. 대드론 분야는 단독 구성이 어려운 경우 타 기업 장비를 대여받아 참가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뒀다. 다만 대여 장비는 참가팀이 직접 운용해야 하며, 수상 시 장비 대여기업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술 접근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균형적 설계다.
서면평가 통과팀에는 25억 원 규모의 실증시험 지원이 이뤄지며, 수상팀에는 장관상과 총상금 1억5200만 원이 수여된다. 군 전투실험 가점, 혁신제품 추천, 민군 기술협력 및 연구개발(R&D) 우대 등 후속 지원도 연계된다. 그러나 이 대회의 진짜 가치는 상금에 앞서 미래 전장의 대비에 있다.
전장 주도권은 이제 속도와 정밀도의 문제다. 드론과 대드론의 공방은 가장 첨예한 실험장이며, 체계 완성도가 교전의 결과를 결정짓는다. 국가안보와 산업 경쟁력이 더 이상 분리된 영역이 아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2026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은 단순한 대회를 넘어 기술의 군 적용과 산업 확장으로 이어지는 정책 플랫폼이다. 실전 검증으로 쌓인 데이터와 경험이 전술 발전과 산업 도약의 자산이 되는 교차점에서 대한민국 드론 기술의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질 것이다. 기술과 책임을 갖춘 주체라면 자신 있게 도전해 보길 기대한다. 자세한 내용은 ‘www.drbch-mi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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