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주안보론’이 학위교육 과목인 시대

입력 2026. 03. 16   15:04
업데이트 2026. 03. 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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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공군사관학교에서 국내 최초로 ‘우주안보론’을 학부 교과목으로 신설했다. 담당교수로서 사관생도에게 지식뿐만 아니라 우주를 가슴에 품을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이미 주요 우주 국가들은 우주를 전장(battlefield)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의 생존과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우주안보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시점에 우주안보를 이해하는 장교를 양성할 수 있는 과목이 신설된 것은 우주력의 중요성을 인식한 공군사관학교의 앞선 판단 덕분이었다.

‘우주안보론’은 우주가 갖는 4가지 군사적 명제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도록 설계됐다. 첫째, 우주는 전투 영역이다. 오늘날 우주는 지상·해상·공중·사이버와 함께 독립적인 작전이 수행되는 영역이다. 미국은 우주군을 창설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위성을 공격하는 대위성 능력을 발전시켜 왔다. 현재 우주에선 위성들이 기동하며 다른 국가의 위성을 감시한다. 이에 대응하고자 우주 영역 인식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우주에서도 언제든지 위기상황과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어 우주는 군사적 억제와 대비가 필요한 전투 영역이다.

둘째, 우주는 합동작전의 기반이다. 현대전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쟁이다. 육군의 정밀유도무기, 해군의 원양작전, 공군의 장거리 타격은 모두 위성 기반 항법과 감시·정찰에 의존한다. 만약 우주 자산이 무력화된다면 지상·해상·공중의 모든 전력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이란 공습에서 미국이 보여 준 첫 번째 움직임(first mover)도 우주와 사이버 전력의 투사였다. 또한 성공적인 합동작전은 우주 기반 통신, 감시·정찰체계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우주 영역에서 우세를 확보하는 것은 합동작전의 전제조건이다.

셋째, 우주 우세는 저절로 보장되지 않는다. 냉전 초기와 달리 오늘날 우주에서는 여러 국가가 경쟁하고 있다. 위성 등 우주 자산은 많은 비용과 노력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일단 우주로 나가면 예측 가능한 궤도를 돌기에 적의 공격에 취약하다. 이에 소형 위성의 대규모 군집 운용, 상업위성과 군사위성 간 협력, 신속 재발사 능력 확보가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다. 이제 우주에서 국가 이익의 실현은 기술적 문제를 넘어 전략적 설계의 문제다. 따라서 우주 우세는 능동적으로 설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넷째, 우주에서 행동은 지구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만약 국가 우주 인프라가 공격받는다면, 그 피해는 궤도에만 그치지 않는다. 금융 거래, 통신망, 물류, 전력망 등 국가 전체의 기반이 마비되고 흔들린다. 우주는 파급력이 매우 큰 영역이므로 전통적인 공격과 방어만큼 복원력과 위기관리가 중요하다. 제한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으려면 국내외 입법에서 명확한 규범과 투명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주안보론’에서 다루는 4가지 군사적 명제는 서로 연결돼 있다. 우주가 전투 영역이기에 합동작전의 기반이 되고 합동작전의 우세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 결과는 군사적 영향력과 직결된다. 이 연결 구조를 꿰뚫는 것이 ‘우주공군’ 장교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이다.

수업에서는 4가지 명제를 학습하기 위해 이론과 실전 사례를 긴밀히 연계했다. 우주안보는 미래의 과제가 아니라 오늘의 현실이다. ‘우주안보론’은 이러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국가안보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실질적인 준비가 될 것이다.

엄정식 중령 공군사관학교 군사학 교수
엄정식 중령 공군사관학교 군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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