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규정이닝 채운 투수 한 명도 없어
직구 평균 구속 144.9㎞ 20개 팀 중 18위
국내 아마 야구 전폭 지원 등 대책 시급
한국 야구대표팀은 17년 만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으나 그 과정에서 많은 과제를 남겼다.
특히 투수 육성은 반드시 풀어야 할 한국 야구 절체절명의 숙제가 됐다.
대표팀은 대회 전부터 마땅한 선발진을 꾸리지 못했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문동주(한화 이글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부상으로 승선하지 못하자 만 38세 류현진(한화), 36세 고영표(kt wiz) 등 베테랑에게 중책을 맡겼다. 한국 야구의 선발 투수층이 얼마나 허약한지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선발 투수들은 이번 대회 1라운드 4경기에서 단 한 번도 3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소형준(kt)은 약체 체코와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아마추어급’ 타자들에게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 경기인 일본전에서는 선발 고영표가 2와 3분의 2이닝 동안 홈런 3개를 얻어맞아 4실점 하고 조기 강판했다.
대만전에선 류현진이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실점 하고 물러났고, 호주전 선발로 나선 손주영(LG 트윈스)은 1이닝을 던지고 팔꿈치 통증 탓에 교체됐다.
이번 대회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WBC 조별리그에서 한국 대표팀 투수들의 직구 계열 평균 구속은 시속 144.9㎞로 20개 팀 중 18위로 바닥권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153.4㎞)은 물론, 미국(151.9㎞), 일본(151.2㎞) 등 세계 강호들과 큰 격차를 보였고 대만(149.5㎞)보다도 크게 뒤졌다. 한국보다 직구 구속이 떨어지는 팀은 호주(144.4㎞), 체코(139.0㎞)뿐이었다.
경쟁국들은 최첨단 장비와 훈련 기법을 바탕으로 ‘구속 혁명’을 이뤄 투수력을 끌어올리고 있으나 한국 야구 투수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도리어 예전보다 뒷걸음질 쳤다는 얘기도 적잖게 나온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2026시즌부터 아시아 쿼터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각 구단은 5선발 가운데 3명을 외국인 선수로 채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로써 국내 선발 투수의 자리는 크게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한국 토종 투수의 국제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아시아 쿼터 제도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국내 아마추어 야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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