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초…흩어지고 숨고 움직이고 막아라

입력 2026. 03. 11   16:15
업데이트 2026. 03. 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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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실전지침 기반 매뉴얼 발간 
치명적 위협 분석 ‘생존 4대 원칙’ 제시
구체적 데이터 기반의 행동 요령 정립
산악 70% 국내 맞춤형 대응법도 수록

3초의 선택-드론전장 생존매뉴얼 / 김형석 지음 / 드론북스 펴냄
3초의 선택-드론전장 생존매뉴얼 / 김형석 지음 / 드론북스 펴냄

 


“드론이 하늘을 지배한다고 우리가 땅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적응하고 학습하고 생존한다. 그것이 군인의 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직접 드론을 경험한 우크라이나 군인의 고언이다. 러·우 전쟁을 계기로 드론은 전장의 승리를 판가름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그만큼 전쟁을 겪은 두 나라의 실전 경험은 미래전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소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아프가니스탄·레바논에서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했고 미 해군대학원 시스템공학·전자전 석사, 광운대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형석(예비역 육군대령)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국방전력학과 교수는 드론 전술의 패러다임을 바꾼 러·우 전쟁의 실전지침을 기반으로 『3초의 선택-드론전장 생존매뉴얼』을 발간했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 군도 ‘드론이 날아올 때 살아남는 법’을 반드시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드론은 러·우 전쟁을 거치며 현대전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체계가 됐다. 군사전문가·우크라이나군의 분석에 따르면 전장 사상자와 장비 손실의 70~80%가 드론 공격에 의한 것이다.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향후 우리 군이 마주할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드론을 ‘비행하는 정밀유도폭탄’이라고 지칭한다. 특히 일인칭시점(FPV) 드론은 ‘살인기계’라고까지 했다. 책에선 이 치명적인 드론의 위협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있다는 점을 짚는다. 적절한 드론 대응 전술훈련을 받은 부대 생존율은 훈련받지 않은 부대보다 3배 이상 높다는 구체적인 데이터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드론으로부터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세밀한 지침을 촘촘히 제시하고 있다. 이들 지침은 러시아·우크라이나군의 실제 전투기록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저자가 제안하는 생존의 4대 원칙은 ‘흩어져라’ ‘숨어라’ ‘움직여라’ ‘막아라’이다. 책 말미에 저자는 ‘스마트폰은 두고 가라’는 하나의 원칙을 더 추가했다.

 

 

영국 오픈웍스엔지니어링의 스카이월100 그물탄 발사 장비. 사진=오픈웍스엔지니어링 공식 홈페이지
영국 오픈웍스엔지니어링의 스카이월100 그물탄 발사 장비. 사진=오픈웍스엔지니어링 공식 홈페이지



책은 각 원칙에 따른 구체적인 행동요령도 제시한다. 각 행동요령에는 기술·전술적으로 타당한 이유가 있다. 이를테면 ‘흩어져라’에선 ‘5m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FPV 드론이 탑재하는 대전차 성형작약탄(HEAT)이나 파편 수류탄의 경우 피해를 최적화하는 거리가 바로 5m여서다. 이는 전우의 응급처치나 팀 리더의 지휘통제를 위해서도 가장 적절한 간격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드론으로부터 살아남은 러시아·우크라이나군 생존자의 증언도 더하고 있다. 흡연, 인원·장비 배치, 야간 행동 같은 전투원의 거의 모든 활동지침도 소개한다.

저자는 자신이 제시한 행동요령을 평시에 끊임없이 훈련할 것을 권한다. 드론을 피하기 위한 ‘셔틀콕 러닝’과 개인화기로 드론을 잡기 위한 ‘선행 조준’ 같은 개인 훈련은 물론 드론의 천적으로 불리는 산탄총의 적절한 사격기술도 안내한다. 팀 단위 생존전술 부문에선 지휘관부터 관측자, 사수, 재머 조작자, 기동전투원 등 각자 임무에 맞는 기술적 부분까지 지적하고 있다.

최신 드론 전쟁의 교훈을 담고 있는 이 책의 백미는 그들과 다른 환경에 놓인 한국만의 드론 생존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국토의 70%가 산지인 한국에서 계곡과 나무가 주는 지형적 이점을 들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 기후에서 각 계절에 따른 드론 대응법도 알려 준다.

저자는 드론이 주는 새로운 위협 속에서도 분명히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드론이 전쟁의 모든 것은 아니며 단지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다. 책에서 꼽은 요령이 모든 상황에 통용되는 원칙은 아니지만, 이를 시작으로 우리 작전환경에 맞게 내용을 재해석·적용하길 권한다. 맹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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