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9세에 입대를 앞두고 가혹한 현실과 마주했다. 사범대 졸업 후 기간제 근무를 하며 수년간 중등교사 임용고시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달려왔지만, 합격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입대를 불과 며칠 앞두고 마주한 최종 탈락 공고. 훈련소로 향하며 지금이 내 꿈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막막한 심정을 느꼈다.
?훈련소에서 정신과 체력을 가다듬으면서 이대로 멈춰 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믿고 기다려 주던 가족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고, 군대에서의 시간을 공백기가 아닌 나를 다시 제련하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에 군인으로서 제 몫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체력단련과 병 기본훈련에 충실히 임해 특급전사를 달성했고, 3개월 조기진급의 영예를 안았다. 노력하는 태도를 인정받아 분대장이란 중책도 맡게 됐다. 이발병에 자원해 달마다 수십 명씩 이발을 책임졌고, 일과와 훈련 어디에서든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 부대 내 여러 분야에서 공로를 세워 표창을 받았다. 육군본부 공모전에서 수상해 부대의 명예를 높이기도 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노력은 공부 시간을 빼앗는 걸림돌이 아니었다. 오히려 본분에 충실하며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는 신뢰를 만들어 낸 밑거름이 됐다. 그 신뢰는 군 생활 중 공부하며 시험을 치르는 동안 전우·간부님들의 따뜻한 배려와 응원으로 되돌아왔다.
이병 시절부터 병장이 될 때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개인 정비 및 연등시간에는 책상 앞에 앉았다. 연등을 마치고 잠자리에 누우면 눈을 감고 그날 공부한 내용을 머릿속으로 복기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2차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생활관 한쪽에서 가상의 시험실을 상상하며 소리 없이 수업 실연과 면접 답변을 수백 번씩 반복했다. 전우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려 입만 벙긋거리며 고독하게 노력했던 시간이 쌓여 마침내 ‘최종 합격’이라는 기적을 일궈 냈다.
최종 합격 공고를 확인하던 순간 쏟아진 눈물이 지난날 느꼈던 모든 고통과 불안을 씻어 내 줬다. 평소 격려해 주던 전우·간부님들도 축하를 전하며 합격의 기쁨을 함께해 줬다.
군대는 꿈을 멈추게 하는 단절의 공간이 아닌 시련을 극복하고 꿈을 성취해 낸 재도약의 공간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 자리에서 청춘을 바치고 있는 전우들에게 응원을 전하고 싶다. 현재의 본분에 최선을 다해 얻은 신뢰는 여러분의 목표를 지탱해 줄 강력한 힘이 된다. 좌절하지 말자. 군 생활을 기회의 시간으로 삼아 정진한다면 군대는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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