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진단’] 미 ‘힘에 의한 평화’ 정책 대비 능동적 안보전략 필요

입력 2026. 03. 10   15:18
업데이트 2026. 03. 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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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진단’  
47. 중동의 포성이 던지는 엄중한 경고

현대 합동작전 무서운 실체 세계에 각인
트럼프 정치적 돌파구·지지층 결집 모색
친미정권으로 교체 땐 이익 천문학적
기성 핵보유국 진입 북한 현상 관리만
안보환경 변화 속 연합방위태세 공고히
군 완벽 경계태세로 국민 안전 지켜야

최근 중동의 군사적 긴장은 설마 했던 우려를 넘어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이라는 전격적인 무력 충돌로 폭발했다. 미국은 지난달 28일 에이브러햄 링컨·제럴드 R. 포드 항모전단이 작전구역에 진입함과 동시에 육·해·공은 물론 우주·사이버 영역까지 총동원한 압도적인 합동작전을 펼치고 있다. 정리=윤병노 기자

 

지난 2일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일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임계점 넘은 중동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지난 2일 펜타곤 브리핑에서 이번 작전이 단순한 공습이 아니라 전(全) 영역에서의 유기적 결합이었음을 강조했다. 케인 의장에 따르면 사이버사령부·우주사령부가 ‘퍼스트 무버’로서 이란의 감시망과 통신 네트워크를 마비시키며 비물리적 타격으로 길을 열었다. 이어 전략사령부 소속 B-1B 전략폭격기가 정밀유도탄으로 이란의 탄도미사일 기지를 무력화했고, 중부사령부 지휘 아래 항모 함재기와 이지스구축함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해군력을 궤멸시켰다.

이처럼 150여 대의 함재기와 토마호크 미사일이 이란 본토 종심을 타격하는 과정에서 우주사령부의 미사일 경보위성 전산망은 이란 반격을 실시간 탐지·차단하며 완벽한 ‘방패’ 역할을 했다. 이번 작전은 미국의 전략적 중심이 여전히 중동 심장부를 정조준하고 있음을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현대 합동작전의 무서운 실체를 세계에 각인시켰다.


핵 협상 파행과 미국·이스라엘의 기습

이번 군사적 충돌의 표면적 원인은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양측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를 지속했으나 오만의 중재로 협상을 이어가던 중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격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이미 지난해 6월 미국은 이스라엘과 공조해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이란 내 핵심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했다.

당시에는 협상 테이블에서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충격 요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공습은 이란의 정권을 교체하고 군사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전쟁의 서막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은 공습 하루 만에 이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이란 시민들이 봉기해 줄 것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다.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은 양국 관계의 획기적 전환점으로 평가받았으나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탈퇴로 모든 신뢰의 토대가 무너진 상태였다. 전쟁 발발 전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완료 시한을 단 한 달로 못 박았으며, 이란의 미사일 기술 사용 금지와 중동 내 대리 세력 지원 중단까지 요구하는 고강도 압박을 이어갔다. 이란 역시 주권 침해를 이유로 배수진을 쳤지만, 핵물질 농축에서는 상당 부분을 유연하게 조율하면서 미국의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지난 3일 유조선들이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해안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중동의 불안정은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을 초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지난 3일 유조선들이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해안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중동의 불안정은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을 초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내 정치 역학 관계와 ‘외부의 적’ 활용 

미국의 대이란 강경책 이면에는 복잡하고 긴박한 정치적 셈법도 짙게 깔려 있다. 공격이 감행되기 직전의 미국 상황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과잉 집행 논란과 이른바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본인과 측근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상태였다. 국정 지지율은 정체됐으며,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둬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트럼프는 이러한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지지층 결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들의 애국심을 강하게 자극할 대외적 성과로 대이란 공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습 후 여러 매체에서 찬반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전쟁을 지지하는 미국인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과거 오바마와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을 ‘무능하고 굴욕적인 외교’라고 맹비난하며 힘을 바탕으로 한 국제 질서 재편만이 미국 이익을 보장한다고 강조해 왔다. 즉, 국내의 정치적 난관을 외부의 위기 조장과 강력한 군사행동으로 잠재우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대이란 공습이 ‘시선 돌리기 정책’ 사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번 작전을 통해 트럼프는 결단력을 과시하고, 미디어의 시선을 중동에 고정시킴으로써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도박을 감행한 셈이다. 실제로 대이란 공습 전에 뜨거웠던 뉴스들은 현재 자취를 감췄다.


지정학적 요충지 선점 및 북한과 차별화

그렇다면 왜 미국은 유독 이란에 대해서만 이토록 가혹하고 즉각적인 물리적 잣대를 들이대는가? 북한의 경우 핵 개발 수준에서 이란보다 훨씬 앞서 있음에도 현재 이란이 겪고 있는 수준의 직접적인 군사 타격은 받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해답을 중동이 가진 지정학적·지경학적 특수성에서 찾는다.

이란은 미국의 핵심 우방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위협하는 직접적인 적대국이다. 실제로 미국이 이번 전쟁에 참여한 데에는 이스라엘의 로비와 설득이 주효했으며, 사우디의 동조도 있었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줄곧 반미 노선의 선봉에 서 온 중동의 상징적 존재로, 최근 이란 내부에서 시민들의 봉기도 있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기회를 이란 정권 교체의 적기로 판단한 듯하다.

아울러 이란은 막대한 석유 자원과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전략적 요충지를 보유하고 있어 만약 친미 성향의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경우 미국이 얻게 될 경제·안보적 이익은 가히 천문학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북한은 이란에 비해 즉각적인 지경학적 보상이 적고, 이미 핵 임계점을 넘은 ‘기성 핵보유국’ 모델에 진입해 트럼프는 북한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이라는 화려한 이벤트를 통해 현상을 관리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안보 도미노와 우리 군의 준비

결론적으로 이번에 발생한 중동의 포성은 결코 우리와 무관한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중동으로 대거 쏠리는 현상은 동북아시아의 전력 공백이나 (미국의) 전략적 주의 분산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적대 세력에 오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위험 요소다. 또한 중동의 불안정은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을 초래해 우리 민생 경제는 물론 국방예산 운영에도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우리는 미국의 ‘힘에 의한 평화’ 정책이 한반도 주변 정세에 미칠 파급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특히 변화하는 안보환경 속에서도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공고히 다져야 하며, 어떠한 돌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국익을 수호할 수 있는 능동적인 안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중동의 현실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군은 물 한 방울 샐 틈이 없는 완벽한 경계태세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할 것이다.


박준용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연구원
박준용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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