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의 교관이란

입력 2026. 03. 06   16:32
업데이트 2026. 03. 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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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분야의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뜻한다. 교관은 학교와 부대에서 훈련병·후보생·부대원에게 이론과 실습을 지도하고 실무 능력을 키우는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교관이란 단어의 무게는 지식을 전달하는 조력자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내가 생각하는 교관은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훈련소 교관은 누군가의 오늘을 붙잡고 내일을 만들어 주는 이다. 훈련병들이 처음 전투복을 입고 낯선 환경에 흔들릴 때 곁에서 기준을 세워 주고 방향을 잡아 주는 사람이 교관이라고 여긴다.

군 생활을 하면서 배움의 차이가 곧 생존과 임무 달성의 차이로 이어지는 장면을 수없이 봐 왔다. 누군가는 배우지 못해 불안해했고, 누군가는 배움의 과정을 거쳐 임무를 완수했다. 그래서 훈련병만큼은 배움을 통해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실력을 쌓게 하고 싶었다.

훈련부사관에 지원한 이유는 말로만 강조하는 교육이 아닌 직접 훈육하고 지도하며, 작은 습관까지 몸으로 기억하는 훈련병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전투력은 장비나 숫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사명감부터 명령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판단력까지 이 모든 ‘기본’이 쌓여야 비로소 강한 육군이 된다. 그 기본을 가장 처음, 제일 가까이서 만들어 주는 사람이 교관이다.

훈련병을 교육하다 보면 성장하는 순간을 마주한다. 처음엔 자신감 없던 훈련병이 어느 날 눈빛이 달라지고, 서로를 챙기며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 애쓰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그 순간 교관의 말과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사람의 변화는 거창한 한마디가 아니라 하루하루 흔들리지 않는 기준과 일관된 지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도 함께 깨닫는다. 이게 교관으로서 가장 큰 보상이 아닐까 싶다.

교관은 완벽한 이가 아니라 기준을 지키는 사람이어야 한다. 훈련병에게 요구하는 만큼 스스로 먼저 행동으로 보여 주고, 엄격함 가운데서도 존중을 잃지 않으며, 실수를 바로잡되 가능성은 꺾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관의 말은 훈련병의 행동이 되고, 교관의 태도는 부대의 문화가 된다. 교관이란 이름 앞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가장 낮은 곳에서 높은 가치를 가르칠 것을 다짐한다.

오늘도 훈련장을 나서며 훈련병에게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자문한다. 내 뒷모습이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거울이 될 수 있기를, 나의 진심이 그들의 내일을 밝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말이다.

정민식 상사 육군훈련소 27교육연대
정민식 상사 육군훈련소 27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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