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주도해 왔음을 실증한다. 그러나 21세기 바다의 지배권은 더 이상 바다에만 머물지 않는다. 현대전의 승패는 해양, 지상, 공중을 넘어 ‘우주’라는 제4의 영역에서 결정된다. 수평선 너머의 적을 먼저 보고, 먼저 결심해 타격해야 하는 해군에 우주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장이다.
해군 작전의 핵심은 광활한 해양에서 ‘해군 우주력(Maritime GALAXY)’을 활용한 ‘해양영역인식(MDA·Maritime Domain Awareness)’이다. 과거의 레이다가 물리적 수평선의 한계에 갇혀 있었다면 우주 자산은 우리에게 전장의 ‘전지적 시점’을 제공한다. 저궤도 군집위성은 실시간으로 전 해양을 감시하고, 적의 도발징후를 사전에 포착하며, 아군의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Navy Sea GHOST)를 하나로 연결하는 신경망 역할을 한다.
지난해 국제우주상황조치 연습인 ‘글로벌 센티널(Global Sentinel) 2025’에 참가하며 이러한 우주작전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했다. 우주공간에서 위협 물체를 식별하고, 동맹국과 우주상황 정보를 분석·공유하는 과정은 단순히 하늘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해양수호의 가장 확실한 방패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우주에서의 정보 우위를 확보해 최신 이지스구축함 전투 능력과 감시 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 해군은 ‘해양강군’으로 나아가기 위한 혁신의 돛을 달고 힘차게 닻을 올려야 한다. 첫째, 해양작전에 특화된 독자적인 우주 감시정찰 자산을 확보?운용해야 한다. 해양환경에 최적화된 위성 정보 수집?활용체계는 작전 피로도를 완화하고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다. 둘째, 우주작전 수행체계와 전문인력 양성이다. 우주궤도를 이해하고 위성정보를 전술·작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우주전문장교’들이 함정의 전투지휘상황실에서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 셋째, 합동성 강화다. 해군의 우주력은 해양을 기반으로 우주영역을 확장해 합동참모본부 및 각 군 우주작전부대와 긴밀한 연계 속에서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다.
선배 전우들이 거친 파도를 헤치며 ‘대양해군’의 기틀을 다졌다면 이제 그 시선을 더 높은 곳으로 돌려야 한다. 우주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공상과학이 아닌 우리가 선점해야 할 ‘제4의 영역’이다. 지금 수많은 위성이 한반도의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우주라는 새로운 대양(Ocean)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바로 우리 바다의 평화를 지키고,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시대적 소명이다. 별을 향한 해군의 항해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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