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 및 해병대 여군 간부들이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짧게는 1년 6개월, 길게는 4년간 정성껏 기른 머리카락을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작은 노력이 어린 환아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임채무·조수연·박성준 기자/사진=부대 제공
육군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정예림 대위(진)가 모발기부 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임관부터 길러 온 30㎝…정예림 대위(진)
육군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정예림 대위(진)는 임관 직후부터 군 생활 내내 길러 온 머리카락 30㎝를 최근 ‘어머나 운동본부’에 기증했다. 그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재학 때까지 했던 지역사회 봉사 활동이 120건, 누적 397시간에 달하는 정 대위(진)는 임관 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한국심장재단에 정기기부 등을 하며 나눔을 지속하고 있다. 정 대위(진)는 “‘머리는 짧게, 행복한 마음은 길게’라는 모발기증을 통한 심리적 치유 취지에 깊이 공감했다”며 “앞으로도 간호장교로서 장병들의 질병은 물론 마음까지 돌보는 군 간호를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군3훈련비행단 최서윤(왼쪽) 중위와 전미화 상사가 모발기부 증서와 머리카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수년째 선행…최서윤 중위·전미화 상사
공군3훈련비행단 기지방호전대 최서윤 중위와 정훈실 전미화 상사도 항암치료의 고통을 견디는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 주고자 모발기부 활동에 참여했다.
최 중위는 고등학생 때인 2017년 처음 기부를 시작한 데 이어 올 1월 두 번째 기부로 4년간 건강하게 기른 머리카락 30㎝를 어머나 운동본부에 전달했다. 나눔은 기부에만 머물지 않았다. 최 중위는 모발기부 외에도 굿네이버스 월 정기후원을 하고 있으며, 굿윌스토어 물품기부로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전 상사는 병원에서 소아암 환아를 만난 것을 계기로 모발기부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다가 어머나 운동본부에서 추진하는 모발기부 소식을 듣고 2022년부터 동참하게 된 것. 올해로 세 번째 모발기부에 참여한 전 상사는 최근 2년간 정성껏 기른 머리카락 36㎝를 잘랐다.
최 중위는 “누군가의 작은 실천이 모여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든다는 믿음을 갖고 앞으로도 책임감 있는 나눔을 이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전 상사는 “작은 도움이 소아암 환아들에게 큰 희망을 전달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이 모발기부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병대에서는 부사관 동기 3명이 임관 4주년을 기념해 모발기부에 동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여주대 부사관학군단(RNTC) 6기 출신인 해병대사령부 박연진 중사, 1사단 오민서 중사, 연평부대 고예진 중사가 주인공이다. 동기인 세 사람은 2022년 3월 하사 임관 당시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모발기부에 참여하기로 약속했다.
세 사람은 서북도서와 경북 포항시·경기 김포시 등에서 근무하며 잦은 출동대기와 야외훈련 시 방탄헬멧에 땀이 차는 등 불편을 겪으면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싶었지만, 모발기부를 위해 머리카락을 관리해 왔다.
지난달 초 이들은 임관 후 4년간 기른 머리카락 30여 ㎝를 어머나 운동본부에 전달하며 임관 당시 약속을 지켰다.
박 중사는 “군인으로서 또 다른 방식으로 누군가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이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고 중사는 “작은 나눔이지만 누군가에겐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과 동기생이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4년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 중사는 “짧아진 머리카락만큼 임관 당시의 초심을 기억하고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육군3군단 특공연대 김효진 중사가 3년간 기른 머리카락 30㎝를 들어 보이고 있다.
다섯 번째 기부도 준비…김효진 중사
육군3군단 특공연대 김효진 중사도 최근 3년간 기른 머리카락 30㎝를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했다. 12년 동안 총 네 번째 기부다. 김 중사는 대학 시절 병원에서 소아암 환아들의 모습을 본 뒤 기부를 결심했다. 2015년 임관 후 첫 번째 기부를 했고 2021년 첫아이 출산 후 두 번째, 2023년 둘째 출산 후 세 번째 기부를 했다. 이번이 네 번째다. 김 중사는 다섯 번째도 준비 중이다. 이번엔 딸도 동참할 계획이다. 첫째 딸은 엄마처럼 친구들에게 머리카락 모자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며 머리를 기르고 있다. 김 중사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아이들에게 작은 용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