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Q마크 인증 기업을 가다 ⑩ 영풍전자
항공기 고도·자세 표시 예비계기 ‘ISI’
수입품 대체하려 7년 걸쳐 개발·규격화
KUH, LAH, KF-21로 적용 범위 확대
과감하고 적극적인 R&D 투자 앞세워
‘드론 비행제어시스템’ 개발에 매진
5일 창립 40주년을 맞은 영풍전자는 정밀제어와 신호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국산 무기체계의 핵심 기술과 주요 제품을 개발해 온 방산 전문기업이다. 수입에 의존하던 항공기 항전 장비를 국내 기술로 대체하며 기술 자립을 이끌어 왔다. 특히 회사가 개발한 통합예비비행계기(ISI)는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의 DQ마크를 획득하고 국산 전투기 KF-21에도 적용되며 그 존재감을 한층 확대하고 있다. 송시연 기자
1986년 3월 5일 창립한 영풍전자는 지난 40년간 우수한 품질 체계를 구축하며 우뚝 섰다. 1999년 품질경영시스템(ISO9001) 인증, 2005년 중소기업 최초 국방품질경영시스템(DQMS) 인증을 획득했다. 국산화 개발 노력을 인정받아 2017년 대통령 표창, 2018년 방위사업청장 표창, 2020년 국방기술품질원장상을 받았다.
회사는 K30 자주대공포, K9 자주포, K21 보병전투장갑차, K10 탄약운반차, K2 전차,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의 핵심 구성품 개발 등 주요 무기체계 사업에 참여하며 기술 기반을 넓혀왔다.
대표적으로 K10 탄약운반차에 적용되는 서보(servo) 제어기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이는 자동 탄약의 적재 이송 간 다축 제어를 수행하는 장치로, 세계 최초다.
KUH, 소형무장헬기(LAH), KF-21 등 항공기뿐만 아니라 K2 전차, 호주 수출 레드백 장갑차의 전원분배시스템(PDU)을 통해 무기체계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지원하고 있다.
항공 분야에서의 대표 제품은 통합예비비행계기(ISI)다. ISI는 항공기 자세, 고도, 속도를 표시하는 예비 계기로, 주 계기판 고장 시 조종사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존 수입에 의존하던 품목을 대체하기 위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에 걸쳐 개발과 규격화를 진행했고, 이후 감항 인증을 위한 비행시험을 여러 차례 실시해 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KUH를 시작으로 LAH, KF-21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2023년에는 ISI가 기품원의 DQ마크를 획득했다. DQ마크는 군 운용을 전제로 성능과 품질을 검증받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회사는 이를 군수시장 신뢰 확보와 수출 협상 시 객관적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드론 분야도 주요 확장 영역이다. 2019년부터 다목적 드론을 개발해 왔으며, 2022년 육군교육사령부 ‘드론봇 챌린지’에서 공격드론 분야 우수상을 받았다. 2023년에는 드론 분야 ‘비행 제어’ 기술로 제1기 방산혁신기업에 선정됐다.
현재는 군용 드론 전력화를 위한 ‘사이버전자전 방호 및 신뢰성이 확보된 국방 드론 비행제어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 실적도 날로 확대되고 있다. K9, K10, K2, FA-50, 천무 미사일 등 핵심 구성품을 폴란드를 포함한 8개국에 공급 중이며, 2029년까지 수출 수주잔액은 2000억 원에 달한다. 올해는 1600억 원대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풍전자의 발전동력은 과감하고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다. 임직원 300명 중 R&D 인력이 114명(약 38%)에 이른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발표한 2023년 방산업체 평균 R&D 인력 비율인 26%를 웃도는 수치다.
회사는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구동제어 △항공전자 △전원관리 △영상처리 △정밀항법 △비행제어 △작동기 설계 △소프트웨어 등 8대 핵심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40주년을 맞은 영풍전자는 ‘세계로, 미래로, 우주로’를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단기 목표는 2028년까지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 ISI의 기술표준(TSO)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군용·민수용 항공기 ISI 교체 수요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뷰 류하열 영풍전자 대표
“독자 IP 확보로 국제 인증 프로세스 갖춰…‘글로벌 항전시장 리더’ 도약 야심”
업체 요구사항 빠르게 반영해 최적화
‘신속한 커스터마이징’ 무기로 영역 확장
류하열 대표는 회사의 전환점으로 2007년 KUH 개발 참여를 꼽았다. 해외 의존도가 높던 항전 품목을 국산화하겠다는 결단이 이후 기술 축적의 기반이 됐다는 설명이다.
영풍전자의 강점으로는 ‘신속한 커스터마이징’을 들었다. 류 대표는 “국내 항공기 사업은 소량·다품종 성격이 강한데, 글로벌 대기업이 세부 요구에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영풍전자는 체계업체와 소요군 요구사항을 빠르게 반영해 설계 변경과 최적화를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ISI 개발 과정에 대해선 “극한 환경시험과 전자기 충격시험을 반복해야 했으며, 항공기 장비는 단 0.1%의 오류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영하 50도부터 영상 70도를 넘나드는 극한 환경시험을 통과하는 과정이 어려웠지만 ‘우리 조종사의 생명은 우리 기술로 지킨다’는 사명 아래 완벽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현장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류 대표는 “해외 제품보다 가독성이 뛰어나고 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는 데이터 기록 기능과 자율비행 보조 기능을 결합한 스마트 항전 플랫폼으로 확장해 고정익, 회전익은 물론 무인기(UAV) 시장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DQ마크에 대해서는 “국가가 보증하는 품질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군수 시장에서의 신뢰 확보뿐만 아니라 수출 협상 과정에서도 별도의 기술 설명 없이 품질을 증명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계획은 2028년 FAA TSO 인증을 목표로 세계 시장 진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류 대표는 “결국 ‘글로벌 표준(Global Standard)’ 확보가 관건인데, 국내 시장에만 안주해선 생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거대 기업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독자적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고 국제 인증 체계에 부합하는 품질 프로세스를 갖춰 글로벌 항전 시장의 리더로 기억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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