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 후 처음 맞이한 혹한기 훈련은 설렘보다 긴장과 두려움이 앞섰다. 전시 상황을 가정한 실전적 훈련이란 점에서 주어진 임무를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거웠다. ‘혹한’이란 단어가 주는 무게도 결코 가볍지 않았다. 과연 이 혹독한 환경에서 내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스스로 수없이 되묻곤 했다.
훈련이 시작되자 매서운 칼바람은 얼굴을 파고들었고, 얼어붙은 지면에서의 기동은 평소보다 몇 배의 노력을 요구했다. 장비 역시 혹한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었는데, 작은 결빙과 오작동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반복 점검해야 했다. 평소 익숙했던 절차도 추위 속에서는 낯설게 느껴지며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됐다. 작은 실수가 임무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깨달았다. 곁에는 추위를 견디며 각자 위치를 지키는 전우들이 있었다. 손이 얼어 감각이 둔해질 때면 말없이 도와줬고, 체력이 떨어질 때면 짧은 격려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 혹한이라는 조건에도 묵묵히 임무를 완수하는 부대원들의 모습에서 책임 완수의 자세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함께’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더 단단해졌다.
또한 사격지휘 임무 완수를 위해 포대와 긴밀히 소통하고 반복 숙달한 시간은 실전적 감각으로 이어졌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해 갔다.
훈련이 끝난 지금 회상해 보면 가장 크게 남은 것은 혹독한 추위의 기억이 아니다.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 낸 시간, 다 같이 이겨 냈다는 경험이다. 혼자였다면 두려움에 더 오래 머물렀을지도 모르지만, 함께였기에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 첫 혹한기 훈련은 두려움이 사라져야 용기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안고도 나아갈 때 진정한 군인으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줬다.
앞으로 더 많은 훈련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떤 환경과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전우들과 함께라면 반드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안다.
끝으로 함께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포병여단 전우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실수나 부족함을 서로 채워 주고 도와준 전우들에게도 감사하다. 이번 혹한기 훈련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장교로, 나아가 쏘라는 명령에 언제·어디서든 정확하고 신속하게 쏠 수 있는 부대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계속 전진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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