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전장은 드론이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최근 분쟁 사례가 보여 주듯이 드론은 정찰을 넘어 자폭 공격, 주요 시설 및 거점 타격, 장비 무력화까지 수행하는 핵심 공격수단으로 진화했다. 제한된 비용으로도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드론은 전장의 비대칭성을 극대화하는 존재가 됐다.
이에 따라 제한된 장비와 인원, 소부대 단위에서도 운용 가능한 무인기 대응전술과 전술관이 요구된다. 실전성을 갖춘 무인기 대응훈련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이번 혹한기 훈련은 단계적인 접근으로 무인기 위협 인식과 대응력을 체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첫 번째 단계는 공감대 형성이었다. 훈련에 앞서 실제 드론 위협 사례를 시청각 자료로 공유하며, 무인기가 명백한 위협수단임을 인식시키는 데 집중했다. 이는 장병 개인이 훈련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수동적 참여가 아닌 능동적 태도로 임하게 하는 출발점이 됐다.
두 번째 단계는 일인칭시점(FPV) 드론과 추적 훈련용 드론을 활용해 위협을 체감하는 훈련이다. 자신의 눈으로 보고 듣는 것보다 확실한 것은 없기에 저고도로 접근하는 드론의 소음·속도, 시야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움직임은 장병들에게 실질적인 긴장감과 위협 인식을 각인시켰다. 이 과정에서 단순 대응을 넘어 생존성 보장을 위한 다양한 전투실험 과제가 자연스럽게 도출됐고 위장방식 개선, 소음 저감방안 등 현실적인 대응전술 고민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단계는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한 종합훈련이었다. 실제 드론을 활용해 무인기 대응전술을 적용했고, 생존성 보장을 위한 전투실험을 병행했다. 철망을 활용한 자폭드론 방어, 장비 및 지휘소 위장, 소음 감소 틀 설치 등 다양한 전술적 시도를 검증했다. 특히 전자광학·적외선(EO·IR) 장비를 활용해 위장 수준과 열원 노출 정도를 측정함으로써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취약요소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실험과 훈련의 결합은 단순 반복훈련을 넘어 질적으로 한 단계 높은 성과를 만들어 냈다. 드론 위협이 일상이 된 전장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해답이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며 끊임없이 보완해 나가는 능력이다. 이번 훈련은 제한된 여건에서도 실전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한 의미 있는 시도였으며, 향후 무인기 대응훈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해 줬다. 실전적 체험과 반복적인 검증을 통해서만 전술은 살아 움직인다. 변화한 전장을 외면하지 않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훈련이 계속될 때 우리 군의 전투력 역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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