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국방·군사 분야 공무원 중앙우수제안] 시운전·시험비행 없이 결함 점검…수리온 안정성 높였다

입력 2026. 02. 24   16:25
업데이트 2026. 02. 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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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국방·군사 분야 공무원 중앙우수제안 <중>

K방산이 세계 각국의 신뢰를 얻는 배경에는 완성도 높은 무기체계와 함께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우수한 정비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2025년도 국방·군사 분야 공무원 중앙우수제안’ 두 번째는 ‘항공기 정비’ 현장에서 탄생한 은상(대통령상) 수상작 2건이다. 육군항공사령부 KUH-1 수리온 헬기 정비사인 박창선 중령·윤정용(주 제안자) 준위·권경혁 군무주무관은 수리온의 비행 안정성을 높이는 장비를 개발했고, 공군82항공정비창 F-15K 전투기 정비사 윤승훈 군무주무관은 F-15K 비행에 필수 부품 중 하나를 역설계해 해외구매를 대체했다. 모두 항공 전력 가동률을 높이면서 수백, 수십억 원의 예산 절감이 기대되는 사례다. 김해령 기자/사진=국방일보 DB·국방부 제공 

육군항공사 박창선 중령·윤정용 준위·권경혁 군무주무관이 개발한 수리온 방빙계통 점검장비(작은 사진).
육군항공사 박창선 중령·윤정용 준위·권경혁 군무주무관이 개발한 수리온 방빙계통 점검장비(작은 사진).


은상  수리온 헬기 방빙계통 점검장비 - 육군항공사령부 박창선 중령·윤정용(주 제안자) 준위·권경혁 군무주무관 

지상서 실제 비행환경 모사 고장 탐구
장시간 걸리던 개별 검사 방식도 개선
민·관 분야 확대 땐460억 원 예산 절감

최초의 국산 헬기 수리온은 2024년 수출에 성공하며 우리 항공기술의 경쟁력을 세계에 입증했다. 단순한 기체 판매를 넘어 정비 교육과 운용·유지에 필요한 후속지원을 아우르는 ‘패키지 체계’로 수출하며 국산 항공 플랫폼의 종합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경쟁력의 기반에는 ‘현장의 기술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육군항공사령부 윤 준위와 박 중령, 권 주무관은 수리온 헬기 방빙계통 점검장비를 자체 개발한 공로로 은상에 선정됐다. 이들은 1년간 임무를 분담해 관련 자료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시험 적용을 거쳐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수리온에는 T700 계열 엔진이 장착된다. 엔진 작동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방빙계통에 결함이 발생하면 비행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방빙계통은 방빙블리드·시동밸브와 엔진 흡입구의 결빙을 막고, 시동·저속 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실속(비행 속도가 낮아 양력이 상실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장치다. 엔진의 안정성과 비행 안전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방빙계통 오작동이 생기면 엔진 압축기 실속이나 공기 역류가 발생해 심한 진동과 소음을 유발하고, 이는 기계적 손상과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함의 주요 원인은 내부 오염과 세부 수리부속인 솔레노이드 밸브 센서 고장으로 분석된다. 고장이나 이상이 발생하면 현재로서는 지상 엔진 시운전이나 정비 시험비행을 통해서만 점검할 수 있다. 이후 핀포인트식 개별 검사를 진행해야 해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결함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고장이 발생하면 현재는 결함체를 구성품 단위가 아니라 ‘전체 단위’로 폐기하고 있다.

윤 준위를 비롯한 항공사령부 구성원은 ‘조금만 개선해도 예산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해당 점검장비를 개발했다. 시운전·시험비행 없이도 지상에서 공기압과 비행 조건을 모사해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실제 비행과 같은 환경에서 점검과 고장 탐구가 가능해졌으며, 장시간이 소요되던 핀포인트식 개별 검사 방식도 효율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군 자체의 정비·수리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결함체를 전량 폐기하기에 앞서 세부 수리부속(솔레노이드 밸브)만 교환하는 방식의 정밀 정비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 신속하고 정확한 정비지원은 물론 결함체 폐기 비용과 항공유류비까지 동시에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는 점검 장비 개발 단계까지 완료한 상태로, 폐처리 대기 중인 구성품에 시범 적용해 추가 검증과 데이터 축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장비 개발로 수리온의 안정적 운용을 뒷받침함으로써 국방예산 절감은 물론 항공기의 상시 전투준비태세 유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국방예산 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장비를 수리온뿐만 아니라 AH-64E 아파치, UH-60 블랙호크 등 동일 구성품을 사용하는 기종에 확대 적용하면 연간 결합체 폐기 비용과 항공유 절감액을 포함해 약 14억6700만 원의 예산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나아가 민·관 분야까지 확대 적용할 경우(20년 이상 운용을 가정한 잠정 추산) 460억 원 이상의 예산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군이 자체 정비 역량을 갖추게 됨에 따라 정비 품질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정비 효율성 제고와 항공기 가동률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박 중령은 “어떠한 특별한 기술로 업무가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관심에서부터 고민하고 문제점을 찾고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세상은 발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성과가 국방혁신의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군82항공정비창 윤승훈 군무주무관이 F-15K 도관조립체 플랜지를 점검하고 있다.
공군82항공정비창 윤승훈 군무주무관이 F-15K 도관조립체 플랜지를 점검하고 있다.


은상  F-15K 도관조립체 폐품 재활용 - 공군82항공정비창 윤승훈 군무주무관

필수 부품 해외구매 대체…F-15K 수리비 부담 확 낮춰
단독 교환 불가능했던 ‘플랜지’ 개선
신품 구매 비용 6300만 원→40만 원
예방 정비까지 최대 73억 원 절감 효과

공군82항공정비창 특수제작공장에서 근무 중인 윤승훈 주무관은 ‘F-15K 도관조립체(Bleed Air Duct Assy) 폐품 재활용’으로 국방예산 절감 효과 공로를 인정받아 은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외부 기술 지원 없이 독자적인 수리 역량을 확보하면서 개당 6300만 원에 달했던 기존 도관조립체 신품 구매 비용을 40만 원 수준으로 대폭 절감했다. 향후 항공기 결함 발생 및 예방 정비까지 고려할 경우 최대 73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도관조립체는 제트엔진에서 일부 공기를 빼내 조종석 냉·난방과 압력 조절에 사용하는 공기를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비행 중 진동으로 도관조립체 구성품인 ‘플랜지(관과 관을 볼트로 연결해 기밀과 강성을 유지하는 접합부)’에 균열이 생길 경우 해당 부품만의 단독 교환은 불가능하다.

또 관련 수리지침이 없어 도관조립체 전체를 신품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개당 약 6300만 원의 해외 구매 비용이 발생한다. 국내외 도관조립체 생산 업체는 있지만 균열이 발생한 플랜지를 생산하는 업체는 전무한 상황이다.

윤 주무관은 플랜지 결함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형상 개선과 자체 제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장탈된 도관조립체를 활용해 플랜지를 역설계하고 구조를 보완, 8개월 만에 플랜지만 교체하는 정비 방안을 마련했다.

공군군수사령부 항공기술연구소의 기술 검토 결과 균열 플랜지 교체 시에도 도관조립체 성능이 유지되고 취약점이 보완된 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이후 항공자원관리단의 품질보증과 실무 적용 지침을 받아 지난해 10월 교환 작업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4개를 생산해 해외 구매 비용과 수입 지연 문제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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