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서울대 학생군사교육단으로 향했다. 황금 같은 방학 한 달을 훈련으로 보내야 한다는 사실은 절망스러웠지만 싸 둔 짐을 버스에 싣고 충북 괴산으로 떠났다. 육군학생군사학교(학군교)에 도착해 짐을 풀고 생활관 동기들과 통성명을 했다. 처음엔 서먹서먹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돈독한 사이가 돼 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우리 분대원들이 아니었다면 훈련을 무사히 마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점호와 불침번, 임무 분담제 등 처음엔 모든 것이 어려웠다. 처음 받은 훈련인 제식훈련이 유독 힘겨웠다. 제식은 외우는 것도 문제였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았다. 그러나 거듭 노력한 끝에 통과됐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반복과 노력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였다.
처음 훈련을 받으며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은 단연 개인화기였다. K2 소총을 처음 받았을 때는 정말 무겁게 느껴졌다. 영외훈련을 하며 총기를 계속 지니고 있어야 하니 불편하고 걸리적거렸다. 총기 손질을 할 때는 계속 닦아도 검은 때가 나와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하지만 개인화기 훈련 때 직접 총을 쏴 보니 확실히 생명과도 같은 무기이며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자세와 호흡, 조준, 격발이 동시에 갖춰져야 정확한 사격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지만, 실전에선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영점사격은 합격하지 못했다. 접용점을 너무 가까이 잡아 광대가 얼얼했고 탄내는 코를 찔렀지만 노력 끝에 실사격에선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모든 훈련이 기억에 남았으나 강렬히 뇌리에 박힌 것은 행군과 각개전투였다. 행군의 경우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군장이 너무 무거워 어깨가 많이 아팠다. 부서질 듯한 어깨 통증과 더불어 발에 물집이 잡혀 걷기도 힘들어지자 포기하자는 생각을 셀 수 없이 했지만 동기들을 보며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 완주가 코앞이었을 때 군악대의 응원 연주는 마지막 힘을 북돋아 줘 큰 도움이 됐다.
각개전투는 마지막으로 한 영외훈련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추운 날씨에 철조망 통과, 약진, 포복 등 몸을 많이 써 힘들었으나 마지막이어서 기분 좋게 이겨 낼 수 있었다. 이번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면서 체력이 어느 수준이고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 알게 됐고,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면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훈련을 받은 뒤 이전과는 달리 진짜 군인이 된 듯했다. 자세와 행동에도 변화가 생긴 느낌이 들었다.
혹한의 추위에도 힘을 합쳐 훈련을 무사히 마친 66기 동기들과 도와주신 기초군사훈련 멘토님·교관님·조교님·간부님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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