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전투력과 전통은 강한 부사관으로부터

입력 2026. 02. 19   14:42
업데이트 2026. 02. 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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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모두에게 특별한 순간이다. 그러나 우리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는 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하루를 맞이한다.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소망 가득한 병오년 새해지만 우리는 여느 때와 같이 적을 마주했다.

JSA 경비대대는 여타 부대와 다른 특성이 있다. 유엔군사령부 통제를 받아 JSA 일대의 정전체제 유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우리 대원들과 적 사이에는 최소한의 완충지대인 철책이 존재하지 않는다. 1953년 정전체제가 시작된 이래 이 공간에서는 작은 판단 착오가 정치·군사적 문제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엄격히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고 일관된 전투력을 유지해야 한다.

최전방이라는 긴장된 환경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축적된 부대의 전통과 정체성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일상은 타성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군기와 사기를 유지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부대가 지닌 전통과 정체성, 이를 통해 발현되는 군인정신이 요구된다. 전통은 단순히 시간의 깊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검증되고 축적된 수단과 방법을 의미한다. JSA에서 상황에 대처하는 수단과 방법은 대대 창설 이후 한미가 시행착오를 거쳐 정립된 기준이자 전통이다.

그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하는 주체가 바로 부사관이다. 우리는 현장에서 전투력이 운용될 수 있도록 부대 장비를 관리하고 교육훈련의 주체가 돼 대체 불가 임무를 수행한다. 부대의 기준과 전통을 유지하고 위급한 상황에 반사적으로 행동하도록 현장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오랜 시간 축적된 전통이자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주임원사의 역할은 이 전통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나는 2004년 JSA 한국군 경비대대가 창설될 당시 창설 요원으로 부대와 함께했다. 그때 계급은 중사였다. 새로운 환경에서 부대 기준과 전통을 만들어 나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실수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있었다. 20년이 지난 오늘, 나는 JSA 경비대대 주임원사로 돌아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과거 나와 선배 전우들이 했던 실수와 고민은 어느덧 후배 전우의 기준과 전통이 돼 부대의 뼈대로 자리했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교훈은 부대 정체성이 돼 JSA 경비대대만의 고유한 전투력으로 발휘되고 있다.

결국 부대 전투력은 세대를 거쳐 이어져 온 전통과 그 속에 담긴 정체성에서 기인한다. 부사관은 변하지 말아야 할 부대 가치를 지켜냄과 동시에 변화하는 작전 환경에 맞게 이를 발전시켜 왔다. 2026년에도 JSA 경비대대 부사관단은 부대 정체성의 중심이자 전투력의 핵심축으로 한반도 정전체제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강선택 주임원사 JSA 경비대대
강선택 주임원사 JSA 경비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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