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다이어리] 훈련의 반복 속에서 배운 지휘

입력 2026. 02. 19   14:41
업데이트 2026. 02. 19   16:18
0 댓글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의미다.

우리 소대는 지난해 11월, 매년 1회 치러지는 사단 최우수 소대 선발평가에 참가해 체력, 사격, 전투부상자처치, 화생방, 쌍방훈련 등 총 5개 과목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고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우리 소대가 사단 최우수소대에 선발돼 참모총장상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기쁨보다 소대원들의 얼굴이었다.

훈련이 끝난 뒤 숨을 고르며 서로를 바라보던 순간, 기록이 뜻대로 나오지 않아 고개를 떨구던 모습, 그리고 훈련을 더 하겠다고 먼저 말해주던 목소리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최우수소대 평가 과정에서 어느 하나 쉬운 것은 없었다.

소대장으로서 가장 큰 고민은 개인 능력의 차이를 하나의 전력으로 어떻게 묶을 것인가였다. 잘하는 소대원을 앞세우는 것보다 뒤처진 소대원을 끝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늘 소대원들과 함께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잘한 점보다 부족했던 점을 먼저 이야기했고, 지적이 아닌 개선 방향을 찾고자 했다. 체력 평가를 앞두고는 주말에 소대원들과 풋살이나 농구를 하며 자연스럽게 동기부여를 했고, 사격 훈련에서는 한 발 한 발의 과정을 함께 점검했다.

전투부상자처치와 화생방 훈련에서는 절차가 몸에 익을 때까지 동작을 반복했다. 가장 힘들었던 쌍방훈련에서는 개인의 판단보다 소대 전체의 움직임을 우선하도록 훈련을 이어갔다.

일련의 과정에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소대장은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함께 버텨주는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지휘는 명령으로만 완성되지 않았다. 소대원들이 서로를 믿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최우수소대라는 결과는 분명 소중하나 그보다 더 값진 것은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소대가 하나의 팀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훈련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고 있을 모든 장병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오늘의 반복된 훈련은 언젠가 반드시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이미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

김도현 중위(진) 육군6보병사단 흑룡대대
김도현 중위(진) 육군6보병사단 흑룡대대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