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찬 바람이 매섭던 경북 포항의 바다를 보며 처음 해병대 병 1218기로 입영했던 그날을 기억한다. 그때는 단지 해병대라는 이름이 주는 강인함에 이끌린 청년이었다.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지금, 병사와 부사관을 거쳐 이제는 장교라는 이름으로 세 번째 군번을 갖게 됐다. 누군가는 왜 굳이 그 힘든 길을 세 번이나 걷느냐고 묻지만, 이는 단순한 신분 전환이 아닌 해병대라는 이름에 내 삶을 온전히 투영해 온 과정이었다.
‘충성’은 삶의 뿌리였다. 현역병으로 복무하던 시절 방공무기를 다루고 해안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며 배운 것은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충성의 마음이었다. 아울러 조직에 대한 무조건적 헌신이 아닌 곁의 전우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충성의 시작임을 깨달았다. 2018년 그 충성의 깊이를 더하고자 부사관 370기로 입교하며 공병부사관의 길로 들어섰다. 부사관으로서 현장을 누비며 알게 된 것은 실전적인 전문성과 책임감이었다. ‘안 되면 될 때까지’라는 해병대 정신을 공병부사관의 전문기술로 몸소 실천하고 해병대의 중추로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며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다.
‘명예’는 내 인생의 소중한 가치였다. 부사관으로 복무하던 시절 가장 소중한 기억은 대한민국 서해 외딴섬 우도에서의 근무 경험이다. 물이 귀한 섬에서 바닷물을 끌어와 정수하고 조수해 전우들이 마실 수 있는 물을 생산하는 일은 전우들의 생명과 직결된 사명이었다. 무더운 여름날에는 땀을 흘리며 각종 시설물을 보수하고, 작업하며 부대 기능을 유지하는 과정은 고됐지만 보람찼다. 전방이라는 특수성 속에서 작전 임무까지 수행하며 느낀 것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딴섬일지라도 맡은 책임을 다하는 게 해병의 명예라는 사실이었다. 전우들에게 시원한 물 한 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게 곧 나의 자부심이기도 했다.
‘도전’은 삶의 새로운 이정표였다.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일이든 세 번은 시도해야 진정한 결실을 볼 수 있다. 이번 장교 임관은 해병으로서의 삶을 완성하는 방점을 찍는 도전이다. 현역병의 눈으로 현장을 보고, 부사관의 눈으로 실무를 익혔다면 이젠 장교의 눈으로 승리를 설계하고자 한다.
장교로 임관하는 순간의 각오와 다짐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병사들의 땀방울을 이해하고, 부사관들의 헌신을 존중하며, 장교로서 엄중한 책임을 다하는 지휘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제는 장교로서 대한민국 해병대가 나아갈 승리의 길을 개척할 것이다. 삼세번의 도전이 해병대의 찬란한 역사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검푸른 파도 앞에 당당히 나아갈 것이다. 해병대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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