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무기의 세계
미국 ‘램프리 무인잠수정’
해군 수상함·잠수함과 공동운용 가능
이동 중 배터리 100% 충전 상태 유지
분리 순간 최대 작전 반경 온전히 활용
협소 수로에서 회피 기동 능력 극대화
복합 수중 기동 유·무인 복합체계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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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황금 함대(Golden Fleet)’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4만 톤 가까운 ‘트럼프급(Trump-class)’ 전함 등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 미래 해양 전투에서 전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무기는 거대한 전함이나 항공모함이 아니라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MUM-T)로 구성된 ‘유령함대(Ghost Fleet)’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레이다와 전자광학, 인공위성이 발달한 현대전 환경에서 큰 크기와 무거운 배수량은 곧 죽음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결국 무인수상정(USV)과 무인잠수정(UUV)이 미래 해양전투의 핵심 전력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현재 기술로 구현된 무인 무기체계는 항속거리가 짧고 느려 장거리 원정작전을 하는 미 해군보다는 자신의 영해를 방어하는 방어자 입장에서 더 유용한 것이 미국의 최대 골칫거리다.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하는 램프리(Lamprey) 무인잠수정은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흡착 패드 통해 함정 외부 어디든 부착
세계 최대 규모인 방산기업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 지난 9일 SNS에서 공개한 램프리는 무인 수중 분야에서 보잉(Boeing), 안두릴(Anduril)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발표한 신형 무인 잠수정 개념이다.
‘칠성장어’를 뜻하는 램프리 무인잠수정의 가장 독보적인 설계 특징은 수상함, 잠수함의 외판에 직접 흡착해 이동하는 ‘기생형(Parasitic)’ 운반 개념이다. 칠성장어는 150여 개의 날카로운 이빨이 촘촘히 박힌 둥근 빨판(흡착판)을 이용해 다른 물고기에 붙어서 장거리 이동을 하거나 흡혈로 영양분을 채운다. 이런 칠성장어의 행동이 램프리의 임무 작전 형태와 비슷하다.
램프리 무인잠수정은 선체의 흡착 패드를 통해 함정 외부 어디든 부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엄청난 전술적 이점을 확보하고 전체 시스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원래 무인잠수정은 모선(Mothership)에서 발진·회수하는 데 많은 장비와 비용이 들고 어려운 진수·회수 기술이 필요하다. 램프리는 이 문제를 동물에서 힌트를 얻어 해결했다.
전용 설비가 필요해 제한적인 운용만 가능한 경쟁 무인잠수정과 달리 램프리는 거의 모든 미 해군 수상함·잠수함과 공동운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단순히 빨판처럼 붙어서 적진까지 이동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에너지 공급과 재보급이 남아 있다. 램프리 무인잠수정은 이동 중 함정의 항주로 인해 발생하는 유동 에너지를 내장된 수소발전기(Hydrogenerator)를 통해 전기로 변환해 이를 해결한다. 모함이 목표 해역으로 이동하는 동안 램프리 무인잠수정은 배터리를 100% 충전 상태로 유지, 분리되는 순간부터 최대 작전 반경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에너지 효율이 곧 생존과 직결되는 수중전에서 작전 지속 능력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핵심 요소다.
이런 수소발전기 기술 개념은 항공기에 붙어 있는 램에어터빈(Ram Air Turbine) 기술을 바다에 접목한 것이다. 원래 전자전 포드 등 독립 전원이 필요한 항공기 외부 부착물용 풍력발전기를 응용한 것으로, 항공우주 전문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재치 있는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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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무기 탑재 가능한 모듈형 설계
램프리 무인잠수정의 내부에는 24ft³(약 0.68㎥) 용적의 대형 페이로드 베이가 존재한다. 이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 방식의 개방형 아키텍처로 설계됐다. 이 공간은 임무에 따라 자유롭게 구성되는데, 특히 주목할 점은 6대의 고정익 무인항공기를 발사하는 능력이다.
세부 모델이 알려지지 않은 램프리 무인잠수정 탑재 무인항공기는 단일 엔진과 고정익 날개를 갖춰 일반 쿼드콥터 방식의 드론보다는 비행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 경우 수직 이착륙 기능은 없지만 같은 중량의 쿼드콥터 드론보다 비행시간과 속도를 훨씬 높일 수 있어 장거리 체공이 가능하다. 적 입장에서는 ‘앞마당’인 자신의 앞바다에서 은밀히 투입된 램프리 무인잠수정이 고정익 무인항공기로 정찰한다면 정보 우위를 빼앗기는 셈이다. 즉 램프리 무인잠수정과 고정익 무인항공기는 위험지역 내에서 공중 정찰 자산을 운용해 표적을 획득하고 타격까지 유도하는 ‘킬 웹(Kill Web)’의 핵심 노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기동성 측면에서도 10개의 벡터 추진 스러스터를 장착해 협소 수로에서의 정밀 위치 유지(Hovering)와 회피 기동 능력을 극대화했다. 이는 기존의 실린더형 무인잠수정이 구현하기 어려웠던 복합적인 수중 기동을 가능케 한다.
램프리 무인잠수정은 모선이 유인 플랫폼, 최전방의 무기 팟은 무인 플랫폼이 맡는 유·무인 복합체계의 미래를 명확히 보여준다.
해양 전투는 이제 ‘누가 더 큰 배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영리한 무인 노드를 넓게 뿌리느냐’의 싸움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는 병력, 자원, 물자, 거리 열세를 새로운 개념과 기술로 극복하는 ‘게임 체인저’가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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