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의 현역 재임용, R의 의미

입력 2026. 02. 10   15:51
업데이트 2026. 02. 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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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예비역의 현역 재임용’ 제도를 통해 다시 전투복을 입게 됐다. 새해를 맞아 재임용 전과 지금을 돌이켜 봤다. 용사들뿐만 아니라 전역하는 장교, 부사관 동료들이 흔드는 손짓은 희망차 보였다. 그래서 사회에 진출한 동료들을 보며 전역 후 모습을 꿈꿨고, 고민 끝에 그 ‘막연한’ 꿈을 좇기로 했다.

‘부대 임무’와 ‘전역 후 진로’를 병행한다는 건 쉽지 않았다. 둘 중 어느 것도 집중하지 못한 채 시간은 흘렀고 전역까지 2년가량 남았을 때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10년의 군 생활 중 대부분을 지휘관으로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경력사항으로 보일 게 없었고, 자기계발도 등한시했기에 준비해야 할 일이 많았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진로 탐색을 한 끝에 군단에서 참모직을 하며 수행한 업무를 경력으로 살려 방산 분야에 취업하게 됐다. 여러 번의 전·출입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처음부터 관계를 쌓아 가는 게 익숙해 적응은 어렵지 않았다.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일은 어려웠다. 그럴수록 함께 훈련장에서 땀 흘리고, 임무 후 한잔하면서 전우애를 다졌던 전우들이 그리웠다. 더욱이 방산업체 특성상 부대를 방문할 일이 많았고,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을 만날 때마다 전투복을 입은 모습이 부러웠다.

그 무렵 함께 전역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예비역의 현역 재임용’ 제도로 다시 군 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진로 탐색 시 군 생활을 경력으로 인정해 준다는 장점에 이끌려 항공준사관, 비상계획관, 군무원을 고민할 때도 재임용은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군이 그리워져서인지 전역 전 호봉 인정 외에 근무지 선택, 진급 및 장기 선발 시 별도의 공석과 추천, 인사관리에서 교육 성적을 제외한 평정·상훈 등의 분야가 제로에서 시작한다는 게 기회로 보였다.

재임용을 결심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준비도 어렵지 않았으며, 가족 또한 응원을 보냈다. 재임용을 준비하면서 다시 대위 계급장을 달 수 있다는 사실에 10년 전 소위 계급장을 부착하고 정보통신학교에 들어가던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설?다.

결국 2024년 12월 1일 재임용을 하게 됐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들었다.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전우애 넘치는 이 시간·공간·사람들이 너무 감사했고, 주어진 임무와 병력관리에 진심을 다하게 됐다.

내 군번엔 재임용이란 의미의 ‘Rehired’의 약자 ‘R’이 들어간다. 누군가는 장기와 진급 경쟁에서 떨어져 다시 들어온 주홍글씨라고도 한다. 하지만 ‘R’은 1년 전의 내가 ‘다시 시작(Restart)할 때의 그 마음을 기억(Remember)’하라고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로 여기며 가슴에 새기고 임무를 수행하려 한다.

변기탁 대위 육군17보병사단 백승여단
변기탁 대위 육군17보병사단 백승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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