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세계방산전시회 2026’ 현장을 가다 - 우리 기업 부스 발길 몰렸다
방사청·국기연·방진회 ‘통합한국관’ 구성해 시장 공략
독보적 기술 12개 중소기업, 체계적 세일즈로 문전성시
한화, 다목적레이다·AI 위성영상분석 솔루션 선보여
LIG넥스원, 현지 생산·MRO 체계 구축 등 현지화 노크
현대로템, ‘HR-셰르파’ 드론 방어형 모델 첫 공개
10일(현지시간) 오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컨벤션센터 ‘세계방위산업전시회(WDS·World Defense Show) 2026’ 3전시장 내부.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 찬 전시장에서 유독 발길이 몰리는 곳은 ‘K방산’ 대표주자인 우리 기업들 부스였다. 쉴 새 없이 찾아오는 바이어들로 사막의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른 이곳에서 K방산 세일즈의 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현장의 모습을 소개한다. 사우디 리야드에서 임채무 기자
정부와 국내 방산기업들은 이번 WDS에서 ‘원팀(One Team)’을 이뤄 중동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방위사업청(방사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 한국방위산업진흥회(방진회)는 ‘통합한국관’을 구성해 체계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방사청, 국기연, 방진회가 주도하는 ‘통합한국관’에는 탐지, 통신, 차량 등 핵심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12개 중소기업이 포진해 있었다. 특히 이들 중에는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의 ‘DQ(Defense Quality)마크’를 획득한 로텍과 수성정밀기계 부스가 눈길을 끌었다.
DQ마크 인증은 방산분야 중소·중견기업의 우수 제품에 대한 품질을 정부가 인증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수출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2012년 1월 신설된 제도다. DQ마크 인증 업체에는 국기연의 수출지원사업 선정 평가에서 가산점이 부여된다. 해외 바이어를 위한 영문 카탈로그 제작 지원과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 방위산업 부품·소재 장비대전 등 각종 전시를 통한 홍보 지원도 받는다.
로텍이 전시한 슬립링(Slip Ring)을 꼼꼼히 살펴보던 한 현지 바이어는 “사막의 미세먼지 속에서도 접촉 불량이 없는지”를 재차 확인하며 카탈로그를 챙겼다. 슬립링은 장비 회전부위 배선의 꼬임을 방지하는 부품이다. 수성정밀기계가 내놓은 포구자동청소기 역시 ‘한국 정부가 품질을 인증했다’는 점에서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을 세웠다.
국기연은 이러한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후방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트라(KOTRA) 리야드 무역관과 협력해 참가 기업별 맞춤형 상담회를 운영하고, 현지 바이어 발굴과 계약 연계를 돕고 있는 것.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강신철(예비역 육군대장)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와 함께 WDS 전시장을 방문해 한국 방산기업 전시관들을 둘러보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안 장관은 통합한국관과 주요 기업 부스를 돌며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한국의 대·중소 방산기업이 협력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도 전시장을 찾아 관람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사인회를 여는 등 통합한국관의 성공적인 운영 및 중동지역 K방산 수출에 힘을 보탰다.
우리나라 주요 방산기업들은 중동의 안보 환경과 ‘비전 2030’ 정책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시하며 실질적인 협력 논의를 하고 있었다. 비전 2030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산업 자립화 전략이다. 5년 안에 국방 지출의 50% 이상을 현지화하는 것이 목표다.
LIG넥스원은 이번 전시회에서 현지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 국영 방산기업(SAMI) 및 군수산업청(GAMI) 관계자들과 회동하며 현지 생산과 유지·보수·정비(MRO) 체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조율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주요 협력사 모임인 ‘A1 소사이어티’ 10개사(경원산업, 그린광학, 단암시스템즈, 마이크로인피니티, 비츠로밀텍, 알에프시스템즈, 엘시텍, 케이에스시스템, 큐니온, 퍼스텍)를 위한 전용공간을 마련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중동시장을 두드리고 있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21 개발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과 함께 전시관을 꾸려 국산 항공기의 기술적 완성도를 강조하고 있었다. 특히 주력 기종인 FA-50, 소형무장헬기(LAH)와 더불어 초소형 SAR 위성, 무인기가 연동된 유·무인 복합체계 솔루션을 제시하며 중동의 미래 공중전 수요를 공략하고 있었다. KF-21 전투기의 첫 해외 수출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면서, 유·무인 복합체계와 항공·우주를 아우르는 기술 경쟁력을 중동시장에 알리고 있었다.
SNT모티브는 지난해 말 경찰청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저위험권총과 저위험탄을 함께 선보이고 있었다. 9㎜ 리볼버 타입의 저위험탄은 플라스틱 탄두를 적용해 살상력은 낮추고 제압력은 유지한 장비다. 부스를 찾은 바이어들은 직접 권총을 들어보며 무게와 그립감을 확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화 방산 3사들은 통합 역량을 적극 홍보하고 있었다. 먼저 한화시스템은 다목적레이다(MMR)를 이번 WDS에서 최초 공개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배틀십’ 시스템과 차세대 AI 위성영상분석 솔루션을 소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또한 AI가 표적을 식별·타격하는 배회형 정밀유도무기(L-PGW)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미래전 역량을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Ⅱ와 함께 운영·정비·기반 구축을 포함한 토털 패키지를 제안했다.
현대로템에서는 최근 중동 전장의 핵심 위협인 드론을 레이다로 탐지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의 드론 방어형 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아울러 K2 전차 기반의 다양한 계열 전차를 비롯해 수출형으로 개발한 30톤급 차륜형장갑차, 기존 차륜형장갑차 플랫폼을 활용한 지휘소용차량, 의무후송차량도 전시하고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은 사우디 요구 조건에 최적화한 6000톤급 수출형 호위함 ‘HDF-6000’을 비롯해 총 8종의 함정을 부각하고 있었다. 특히 향후 호위함 수주 시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 등이 공동투자해 설립한 사우디 IMI조선소를 활용한 현지 건조와 MRO 패키지를 차별점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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