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로보캅도, 진짜 사나이도 아닌 행운의 사나이다.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라다가 대구로 이사해 재미있는 학창 시절을 보냈으며 공부도 항상 선두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뒤늦은 방황을 하며 소중한 시간을 허비해 버렸다. 그즈음 큰 사고를 당했다. 계단을 내려가다가 실족해 머리에 큰 부상을 입고 기억을 잃었다. 사흘이 지나 겨우 눈을 떴다.
그때부터 달라지고 싶었다. 군대에 가야 할 나이였다. 여러 군 중에서 나를 불태워 줄 인간 개조의 용광로, 해병대가 생각났다. 주변의 반대를 뒤로하고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싶어 알리지도 않은 채 몰래 병무청에 가 해병대 부사관에 지원했다. 하지만 면접에서 떨어졌다. 될 때까지 도전한다는 심정으로 더 독하게 마음먹었다. 결국 3번째 도전만에 합격했다. 고단한 시간을 이겨 내며 강하게 변해 갔다.
이후 성실히 임무 수행을 했더니 운 좋게 ‘인간극장’에서 ‘해병대 로보캅’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겉보기와 달리 그 이면의 나는 지쳐 있었다. 갑작스러운 관심과 기대, 시기와 질투로 상처도 받았다. 이런저런 복잡한 이유로 해병대를 떠나려 했다. 그러나 지금껏 받은 사랑이 너무나 컸고 소속감, 애국심, 전우들, 직책의 의미를 생각하니 미련이 남았다. 긴 시간 숙고한 뒤 결심했다. 일생을 여기에 바치기로!
시간이 흘러 벌써 해병대 생활 28년이 지났다. 나는 존재의 의미를 주로 부대 교육과 훈련에서 찾았다. 교육훈련에 집중하는 순간만큼은 유독 심장이 뛰었다. 공수부터 유격, 저격, 소형고무보트, 훈련교관, 특수수색, 수중파괴, 폭발물처리까지 교육과 고된 훈련들로 훈장처럼 폐포가 상하고 머리, 허리, 다리에 무리가 왔다. 두렵지만 약해 보이긴 싫어 남몰래 흘렸던 수많은 눈물이 나를 더욱 성장시켰다. 특히 교관 임무 시에는 나를 닮은 해병들의 눈빛에 설렘을 느꼈다. 이후 다방면으로 인정받아 해상 침투, 잠수, 스키교관, 올림픽 국가대표 교관 임무까지 수행했다.
지금도 가장 강하고 멋진 대한민국 상위 1% 부대 해병대에 근무 중이다. 거듭나고 싶어 선택한 해병대는 나를 받아 주고 깨달음과 힘을 줬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물어보셨다. “아들아, 왜 너는 성하지 않은 몸으로 그 힘들다는 해병대를 선택했고, 또 부사관을 택했냐”고. “글쎄요”라면서 마음으로 답했다. ‘품행이 제로였던 제가 해병대에 와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았습니까? 그 정신으로 국가에 충성하고 받은 사랑을 갚으며 효도하고 싶어서요’라고. 앞으로도 맡은 일에 충실하고 부대원들이 안전하게 국가수호 임무를 달성하면서 뜨거운 용광로에서 단련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꿈을 이루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