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세계방산전시회 2026’ 현장을 가다 - 맹활약하는 공군 블랙이글스
T-50B 하늘 위 외교 그 자체…항공기 기술력·완성도 증명
비행시스템·군수·문화 콘텐츠 패키지 수출 K무기 홍보대사
K방산이 세계 무대에서 비상하고 있다. 그 도약의 중심에는 대한민국 공군이 든든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는 국산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공중 외교 사절’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사우디아라비아 세계방위산업전시회(WDS·World Defense Show) 2026에서도 블랙이글스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통해 국산 항공기의 성능을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공군의 위상을 알리는 것을 넘어 정부·군·기업이 하나 된 ‘원팀(One Team)’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우디 리야드에서 임채무 기자/사진=공군 제공
하늘 위의 외교관, 블랙이글스
방산 수출, 특히 항공기 수출은 단순한 제조업 세일즈와는 차원이 다르다. 대당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항공기는 구매국의 안보와 직결되기에 무엇보다 ‘신뢰’를 담보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블랙이글스의 존재감이 빛을 발한다. 블랙이글스의 에어쇼 참가는 국산 무기체계의 성능을 가장 직관적이고 강력하게 증명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WDS 현장에서 만난 국내 방산기업 관계자들은 “블랙이글스의 비행이 수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관계자들이 부스에 찾아와 ‘저런 기동을 하는 비행기를 만든 나라가 한국이 맞느냐’고 묻거나, 블랙이글스가 참가하지 않는 전시회에서는 ‘왜 이번에는 블랙이글스가 오지 않았느냐’고 아쉬워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곳은 국산 항공기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다. 조우래 KAI 수출마케팅부문장은 “블랙이글스의 활동이 FA-50 수출국은 물론 중동 등 협력 확대 대상 국가에서도 대한민국 항공기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뢰 산업’인 방산 분야에서 블랙이글스가 운용하는 T-50B의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기동은 대한민국 항공기 기술력과 완성도를 직관적으로 증명하는 ‘하늘 위 외교’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체계적 지원…‘방산협력 원팀’
공군의 방산 수출 지원은 정부의 4대 방산강국 도약 비전에 맞춰 한 단계 진화했다.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막툼 국제공항에서 열린 ‘두바이 에어쇼 2025’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공군은 민·관·군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K방산 경쟁력 강화와 수출 지원을 목표로 현지에서 ‘방산협력단’을 운영했다. 이전까지 군의 지원이 요청에 따른 수동적인 수탁교육이나 군수 지원에 머물렀다면, 방산협력단은 공군이 주도적으로 분야별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방산협력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K공군의 시스템을 수출하다
공군은 그동안 국산 항공기를 운용하게 될 외국군 조종사들을 국내로 초청해 조종 기술을 전수해왔다. 단순히 항공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한국형 비행교육체계’라는 시스템을 수출하고 우호적인 군사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군사외교 활동이다. 폴란드에 수출한 FA-50 조종사 수탁교육이 그 예다.
공군1전투비행단(1전비)은 지난해 2월 28일 T-50 항공기 조종 교육과정을 수료한 폴란드 조종사 8명을 배출했다. 이들은 2024년 11월 입과해 약 16주간 공중 조작과 계기비행 등 T-50 비행 전반을 익혔다. 1전비는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들을 전담하는 교관 조종사 13명을 배정하는 등 체계적이고 세밀한 교육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군 조종사들은 국산 항공기에 대해 깊은 신뢰감을 형성했다. 폴란드 조종사 미할락 마르친 대위는 수료식에서 “대한민국 공군의 우수한 비행교육 프로그램이 최정예 조종사 양성의 비결임을 실감했다”며 “교육에서 익힌 비행 기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국 영공 방위에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2023년 FA-50 수탁교육을 마쳤던 야체크 스톨라레크 폴란드 소령(당시 계급)의 평가 또한 국산 항공기의 우수성을 잘 보여준다. 그는 “한국산 항공기 성능은 기대를 뛰어넘었고, 기동성도 좋아 놀랐다”며 “인체공학적 설계와 내부의 풍부한 계기 정보들이 조종사의 임무 수행을 수월하게 도와줬다”고 극찬한 바 있다.
K방산에 K문화를 더하다
공군의 수탁교육은 단순한 군사기술 전수에 그치지 않는다. 공군은 수탁 조종사들이 한국 문화에 친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 기간 문화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낯선 이국땅에서 교육받는 조종사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동시에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문화 외교’의 일환이다.
공군의 노력은 △항공기라는 ‘하드웨어’ △교육훈련·군수지원이라는 ‘소프트웨어’ △한국의 문화와 정서라는 ‘문화 콘텐츠’까지 결합한 ‘K패키지’를 수출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양성된 외국군 조종사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대사로 성장하게 된다. 이 같은 공군의 전방위적 지원은 K방산 수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선보이며 국산 항공기의 성능을 직관적으로 증명하는 ‘블랙이글스’, 해외 현지에서 민·관·군 협력의 구심점이 되는 ‘방산협력단’, 그리고 수탁 조종사들에게 완벽한 운용 능력을 전수하는 ‘비행교육체계’까지. 공군은 지금 이 순간에도 K방산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이 열어가는 넓은 활주로 위에서 K방산은 더 높고 더 멀리 날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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