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공동연재 제대군인 취·창업 성공기 - ‘내 일(Job) 출근합니다’
28. 최충식 예비역 해병준위
36년 2개월 동안 몸담은 해병대
만 55세 퇴역 후 긴 인생 재설계
취업·재취업 거듭하며 적성 찾아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안착한 직장
공병 역량 살릴 수 있어 만족감 커
경기 김포시 광인산업 06BTL 관리사무소. 대한(大寒) 한파 속 한강 하구 수면 위로 반사되는 햇볕이 해병대 빨간 명찰만큼 강렬하다. 그곳에서 해병대 장병들의 전투력 유지를 뒷받침하고 있는 최충식(예비역 해병준위) 관리소장이 ‘100세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36년 2개월의 해병대 경험을 살려 후배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쉼 없는 보살핌을 이어 가고 있다. 과거 빨간 명찰에 팔각모를 쓰고 군 생활을 했던 김포는 이젠 그의 삶의 터전이 됐다. 정리=맹수열 기자/자료=국가보훈부 제공
한번 해병 가족은 영원한 해병 가족
그는 전남 강진군 바닷가 마을의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마을 전체가 수해를 입자 아버지가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떠나면서 자연스레 외가의 영향 속에 초·중·고교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께서 떠나시고 어머니가 갖은 고생을 하시며 3남 1녀를 사랑으로 돌보셨습니다. 그래서인지 형제간 우애가 남다르죠.”
없는 형편에도 맏형을 의대에 보내고자 했던 가정환경을 잘 알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문에 들어섰다. 당시 마을 청년들은 방위병으로 입대해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경계근무를 서던 시기였다. 하지만 그는 빨간 명찰에 마음이 끌렸다. 어린 시절 보고 자란 외숙부의 영향이었다. “저에겐 멘토 같은 분이셨어요. 해병대 간부였는데, 베트남전쟁에도 다녀오셨습니다.”
이제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이는 ‘아내’라고 한다. 군 생활을 하는 동안 가정을 편안하게 지켜 주고 아들 둘을 훌륭하게 키워 낸 아내다. 두 아들은 아버지를 따라 해병대를 선택했다. 큰아들은 해병대2사단에서, 작은아들은 상륙지원단에서 복무했다. 지금은 둘 다 어엿한 사회인이자 아빠가 됐다.
준비된 BTL 관리소장
1987년 해병대 부사관 188기로 임관한 최 소장은 2사단 공병대대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전투중대 행정관, 장비관, 영선과장 등을 거쳐 대대 주임원사를 마치고 2015년 부사관에서 준사관으로 신분 전환을 했다. 2023년에는 36년 2개월의 대장정을 마감하고 군복을 벗었다.
중사 시절이었던 1999년 연평부대에 근무할 때는 제1연평해전을 겪었다. 실제 상황에서 단결된 모습과 언제든 싸워 이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사명감을 갖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가장 성공적인 전투였죠. 군인으로서 전투에 참가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가장 멋진 사명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 소장은 2사단 군수참모처 영선과장으로 근무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사단 전 지역의 시설과 장비, 보수업무 등을 맡아 장병들이 어려움 없이 군 생활을 하도록 지원했다. “최전방 말도소초까지 다녔어요. 소초에 숟가락·젓가락 숫자까지 파악할 정도로 친숙하게 지내면서 즐겁게 생활했습니다.” 그때의 경험은 그가 BTL 관리소장 역할을 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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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이 부여해 준 임무
최 소장은 만 55세에 준사관 정년을 맞았다. 36년 2개월의 군 생활과 퇴역. 하지만 너무 젊은 나이에 사회에 나가는 게 고민이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까’ ‘어떻게 진로를 잡아야 할까’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사실 그는 현역 시절부터 퇴직 후 진로에 관심이 많았다.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부단히 공부해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직업훈련교사 자격까지 취득했죠.”
이런 노력 덕에 전역 직후 국가기술자격시험 감독관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정기적인 생활에 우울감이 밀려왔다고 한다. 최 소장은 이를 극복하고자 새로 취업을 결심하고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찾았다. 취업역량 강화 워크숍, 창업 워크숍 등의 교육에 참가하면서 상담과 꾸준한 교류를 이어 가며 취업에 재취업을 거듭하며 안착한 곳이 지금의 BTL 관리사무소. 36년간 공병이 할 수 있는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거기다 장비 관련 조작과 정비 자격증까지 갖췄으니 안성맞춤인 직업이었다. “어떤 일을 맡겨도 1~2주일 안에 업무 파악을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당당한 자세엔 이유가 있었다.
선제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에 최선
사실 이곳은 최 소장이 전역 후 5번째로 취업한 회사다. 임원급으로 입사한 첫 직장은 잦은 장기출장과 회사 내부 문제 등의 이유로 퇴사했다고 한다. 두 번째 회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몇 차례의 실패를 거듭하며 그는 회사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대군인지원센터의 추천을 받아 숙고해 고른 지금의 직장에 최 소장은 감사와 만족을 느낀다고 전했다.
최 소장이 이끄는 관리사무소엔 총 14명이 근무한다. 이 중 9명이 12곳의 생활관과 간부 숙소 등을 관리한다. 또 기동팀 3명, 경리담당 1명, 최 소장 등 5명은 사무소 본부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현 직장이 마지막이란 마음가짐으로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충분한 휴식은 전투력 발휘의 근간입니다. 군 생활을 바탕으로 장병들을 자식처럼 생각하며 불편함이 없도록 선제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겠습니다.”
욕심 없이 최선을 다하는 삶
김포에서 군 생활을 시작하고 끝을 맺은 뒤 다시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최 소장. 그래서 지역 내 복무 중인 후배들에게 애정이 남다르다. 그는 후배들에게 전역 후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것은 늦다고 조언했다.
“군 생활이 다소 힘들지만 시간과 기회를 만들어 여러 경험으로 체득한 자신의 역량을 뒷받침할 자격증 취득이 첫 번째입니다. 하고자 하는 방향을 정해 준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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