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병영공간, 전투력을 디자인하다

입력 2026. 02. 06   13:52
업데이트 2026. 02. 08   12:50
0 댓글

“전투력은 장병의 일상이 존중받는 ‘공간’에서 나온다.”

흔히 전투력이라고 하면 강도 높은 훈련과 현대화된 무기체계를 떠올리지만 무기를 다루고 훈련에 임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이 먹고 자고 휴식하며 재충전하는 ‘공간’의 질은 장병들의 사기와 직결되며, 이는 승패를 가르는 전투력의 출발점이 된다.

지난해 10월 우리 대대는 전투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육군의 ‘더 좋은 병영공간’ 사업 시범부대로 선정돼 생활관, 세탁방, 체력단련실 등을 리모델링하고 연병장과 위병소를 정비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월엔 1단계 사업인 생활관과 세탁방 리모델링이 완성됐다. 생활공간은 밝고 깨끗해졌으며, 식당과 마트는 10분에서 1분 거리로 가까워졌다. 이는 동선 단축을 넘어 부대 관리의 효율성과 장병들의 에너지 보존을 극대화했다.

이사를 마치고 새 보금자리에 입주하던 날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1년 넘게 대대장 임무를 수행하며 가장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장병들이 깨끗하게 바뀐 생활관이 너무 소중하다며 슬리퍼를 벗고 양말만 신은 채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디는 것을 보며 지휘관으로서 감사함과 책임감이 동시에 몰려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간을 아끼고 내 집처럼 정돈하는 모습에서 전투력은 장병의 일상이 존중받는 ‘공간’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6인실로 개선된 생활관은 쾌적한 휴식처가, 우드톤 인테리어로 꾸며진 아늑한 세탁방과 휴게공간은 자연스러운 소통의 장이 됐다. 쾌적한 환경에서 양질의 휴식을 취한 장병들의 눈빛에는 생기와 자신감이 넘쳤다. 긍정적인 에너지는 즉각적으로 현장에 투영됐다. 3월에 시작되는 예비군훈련을 준비하는 현장에선 전년 대비 집중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됐고, 부대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졌다. 잘 쉰 장병이 더 잘 싸운다는 평범하지만 강력한 진리가 ‘더 좋은 병영공간’을 통해 증명된 것이다.

지휘관으로서 이 소중한 동력을 바탕으로 장병들이 임무 완수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체력단련장과 북카페 등을 추가 조성해 장병들의 자기계발 여건을 극대화하고, 훈련으로 입소하는 예비군들에게도 ‘진화된 육군’의 모습을 보여 줄 계획이다. 강한 육군, 신뢰받는 육군이 되기 위해 군대는 ‘내 집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곳’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우리 군의 표준이 되길 소망한다. 공간이 변하면 사람이 바뀌고, 사람이 변하면 군대의 승리가 보장된다. 이것이 우리가 ‘더 좋은 병영공간’ 사업에 진심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황찬웅 중령 육군17보병사단 미추홀여단
황찬웅 중령 육군17보병사단 미추홀여단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