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톤 줄여라”…무인 포탑 기술로 생존성·경량화 확보

입력 2026. 02. 04   14:52
업데이트 2026. 02. 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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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무기와 미래 전쟁>>M1E3 에이브럼스 전차 

너무 무거워 수송기도 못 타던 전차
에이브럼스 30여 년 만에 버전 업
2026 디트로이트 오토쇼서 첫 공개
자동장전장비 도입 ‘승무원 3명’ 탑승
하이브리드 엔진, 연료 효율↑ 소음↓
MAPS 설계로 드론 위협 효과적 방어

지난달 디트로이트 헌팅턴 플레이스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공개된 M1E3 에이브럼스 시제 전차. 필자 제공
지난달 디트로이트 헌팅턴 플레이스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공개된 M1E3 에이브럼스 시제 전차. 필자 제공


세계 최고의 3세대 주력전차(MBT)가 무엇인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3세대 전차는 논란의 여지 없이 미국 M1 에이브럼스(Abrams) 전차라고 할 수 있다. 1979년부터 1992년까지 8000대에서 1만 대 이상 생산된 에이브럼스는 생산량만 많은 것이 아니라 냉전시대 이후 적 전차를 가장 많이 파괴한 ‘승률 좋은 전차’다.

단, 에이브럼스의 근본적 한계는 있다. 미국은 1992년 M1A2전차를 처음 내놓은 뒤 버전 업 없이 내부 전자장비나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적용하는 소규모 개량(SEP)만 진행했다. 아무리 세계 최강의 전차라고 해도 30년간 같은 모델을 사용한 것은 여러 가지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미 육군이 수십 년간 이어온 에이브럼스의 개량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엎는 결단을 내렸다. 2023년 9월 미 육군은 기존 추진하던 M1A2 SEPv4 성능 개량 사업을 전격 중단하고 차세대 주력전차(MBT)인 M1E3 에이브럼스 시제차를 2026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했다. 이번 ‘최신 무기의 세계’에서는 무려 30년 만에 버전 업하는 새로운 에이브럼스인 M1E3를 다뤄보고자 한다. 

무거운 장갑의 역설과 설계 철학의 대전환 

먼저 에이브럼스 전차의 ‘족보’를 살펴보자. 지난 역사는 중량과의 처절한 싸움이었다. 초기형 M1이 약 54톤이었는데 최신형인 M1A2 SEPv3는 각종 장갑과 전자장비를 추가해 무려 73~78톤에 육박했다. 이 육중한 무게는 수송기의 적재 용량을 초과해 전략적 전개를 방해하고 일선 전술 현장에서는 교량 통과를 어렵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가스터빈 엔진의 연비 효율을 최악으로 떨어뜨려 군수 지원 부대에 막대한 부담이 됐다.

이를 해결할 의지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은 1980년대 말부터 M1 TTB, M1 CATTB, M1 block III 등 기존 에이브럼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인 포탑을 도입하거나, 새로운 장갑을 적용하거나, 신형 주포를 장착했다. 혹은 이름만 M1이고 완전히 새로 개발한 전차를 연구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개발을 추진한 당시에는 너무 혁신적 개념이라 개발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고, 기존 M1A2보다 전투능력이 더 뛰어날 것인지 확신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등장한 M1E3의 핵심 개념은 ‘10톤 경량화에 맞춘 절충적 설계’다. 과거의 M1 개량사업이 너무 혁신적인 방법을 적용해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단점을 보충하는 대신 현재 다른 나라의 전차가 채택한 검증된 신기술에 한발 앞선 개념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M1E3는 남들보다 ‘반보 앞선 설계’를 적용했다. 우선 자동장전장비를 도입해 승무원을 3명으로 줄였다. 러시아, 프랑스, 한국이 선택한 방법을 적용해 포탑 크기를 줄이는 데도 성공했다. 남보다 앞선 개념은 ‘캡슐형 승무원실’이다. 러시아 T-14 아르마타가 최초로 채용한 것으로 3명의 승무원이 차체 전방에 모여 포탑을 완전히 무인화한 것이다. 우리 K2 전차는 M1E3와 같이 3명이 탑승하지만 승무원이 포탑과 차체에 분산해 탑승한다. 한 곳에 승무원을 모아 집중 방호 구역을 만드는 것은 최신 기술이지만, 개념 자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함의 집중방호구역(Citadel)과 같다. 미국은 이를 통해 전차의 생존성을 크게 높이면서도 중량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동력계 역시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의 ‘기름 먹는 하마’였던 AGT1500 가스터빈 엔진 대신 연비가 우수하고 정비성이 뛰어난 상용 디젤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전기 동력 시스템을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히 연료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전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배터리만을 이용한 ‘저소음 기동’을 가능하게 해 적에게 엔진 소음을 노출하지 않고 매복하거나 기습하는 은밀성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엔진을 끄고도 첨단 전자장비를 장시간 가동할 수 있는 ‘사일런트 워치(Silent Watch)’ 능력을 제공한다.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디테일의 핵심은 인공지능(AI) 기반 표적 인식 시스템인 ‘ATLAS(Advanced Targeting and Lethality Aided System)’다. ATLAS는 각종 센서가 포착한 영상 데이터 속에서 AI가 자동으로 표적을 식별, 분류해 승무원에게 최적의 교전 순위를 제안한다. 기존 M1A2 SEPv3가 3개 채널을 통해 수동으로 표적을 식별하는 데 약 6초가 소요됐다면 ATLAS는 이를 3초 이내로 단축한다. 0.1초가 생사를 가르는 전차전에서 이는 압도적인 우위다. 여기에 3세대 전방 감시 적외선(FLIR)과 전방향 영상 카메라가 통합돼 조종수와 포수의 상황 인식 능력은 이전 세대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격상된다. 

드론대응 방어체계와 대전차 미사일 탑재 
M1E3가 탄생한 맥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참혹한 교훈이 깊게 투영돼 있다. 상부 공격 지능탄과 저가의 자폭 드론(FPV) 위협 앞에서 수십 톤의 정면 장갑은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M1E3는 표준화된 모듈식 능동방호체계(MAPS)를 전차 설계의 기본 유전자로 채택했다. 적의 대전차 미사일이나 드론을 물리적으로 타격해 무력화하는 하드킬(Hard-kill) 시스템인 이스라엘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등이 플러그 앤드 플레이 방식으로 통합된다. 이는 단순히 전차의 방어력을 높이는 것을 넘어 날아오는 위협을 능동적으로 제거하는 ‘공격적 방어’로의 패러다임이 전환됨을 의미한다. 

화력 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비록 시제품은 기존 120㎜ M256 활강포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독일의 KF51 판터가 보여준 130㎜급 대구경포로 확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재는 XM1147 AMP(다목적 고폭탄)와 같은 지능형 탄약으로 탄종을 단순화하면서도 대보병, 대장갑, 대건물 파괴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M1E3의 화력 측면에서 매우 독특한 부분은 원격사격통제장비(RCWS)에 FGM-148재블린 미사일이 장착됐다는 점이다. 과거 옛소련 T-72 전차나 미국 M551 셰리든 전차 등 전차에 미사일을 탑재한 사례는 있었지만 효과적이지 못해 철거됐다. 전문가들은 M1E3는 대전차 미사일을 전차포가 아니라 독립된 사격장비에 탑재해 두 대의 전차를 동시에 공격 가능하다는 의견과 대전차 미사일뿐만 아니라 드론 요격용 미사일이나 자폭 드론을 탑재하는 확장성을 염두에 뒀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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