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의 템포를 선도하는 군악작전’. 육군부사관학교 군악중대 합주실 앞에 게시돼 매일같이 접하는 문구다.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군악중대는 단순히 음악을 악보대로 연주하는 부대가 아니다. 군 의식행사 지원으로 군인정신과 애국심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축하행사 및 군악연주회 등의 공연으로 사기를 진작하고 전의를 고양하는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는 부대다. 지난해 9월부터 군악중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데, 유난히 마음을 울리고 우리 손으로 육군의 템포를 선도한다는 것을 깨달은 행사가 있다. 그해 12월 23일 진행된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이다.
추운 날씨에 공기가 폐부를 찌르는 듯한 겨울 아침,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육군참모총장님 주관으로 진행된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은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 바친 선배 전우 11위의 유해를 안장하는 자리였다. 이날 합동안장식 때 육군 군악의장대대와 육군부사관학교 군악중대가 호국영웅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예를 다했다.
행사 중 우리 군악중대는 단정한 제복, 절제된 동작과 함께 진심을 담은 템포로 선배 전우들의 헌신과 희생을 담아냈다. 안장식의 시작인 쇼팽의 ‘장송행진곡’이 묵직하고 웅장한 선율로 전쟁의 참혹함을 전하고, 그 속에서 희생된 호국영령의 넋을 기렸다. 참석자들에게 숙연함과 경건함을 안긴 연주를 이어 간 뒤 마지막으로 ‘고향생각’을 연주했다. 우리는 조용하면서도 따뜻한 선율을 연주하며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웅들이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 평안하게 영면에 드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고, 호국영웅들의 마지막을 안내하며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 나아가 국민 모두에게 6·25전쟁의 의미와 호국영웅들의 헌신을 알게 해 줬으며, 우리 군악중대는 그 의미를 전달해 준 가교였다고 생각한다.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헌신, 그들의 삶이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사명이기에 모두가 가슴 깊이 그 가치를 느끼길 소망했다. 그리고 우리 연주로 이 메시지를 참석자와 국민 모두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날의 차가운 날씨는 행사의 제한사항이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 군악중대가 호국영령의 희생과 헌신을 가슴 깊이 느끼고 메시지를 담은 템포를 연주하게 해 줬고,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헌신과 희생의 상징이 됐다.
선배 전우들의 헌신을 기리며 안식을 기원했던 그날의 템포를 기억한다. 그 연주는 우리 군을 대표해 선배 전우들을 기리는 템포였고, 후배 전우들에게는 선배 전우의 의지를 이어 갈 결의를 다지게 해 준 템포였다. 앞으로 수많은 연주와 무대를 앞둔 지금, 우리가 연주해 갈 템포를 통해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인 부사관학교의 정신전력과 전의 고양을 선도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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