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작전환경에 대응하는 1차전지의 전략적 가치

입력 2026. 02. 02   14:44
업데이트 2026. 02. 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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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장에서 전력(電力)은 더 이상 보조수단이 아니다. 통신장비, 감시·정찰체계, 드론과 무인로봇, 개인 전투체계에 이르기까지 전력 공급의 안정성은 곧 전투 지속력이며 전투력이다.

그러나 여전히 전지를 소모품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미래전 환경에서 반드시 재고돼야 할 부분이다.

훈련과 작전현장에서 흔히 겪는 문제 중 하나는 배터리 방전이다. 혹한기나 장거리 기동상황에서 통신이 끊기거나 장비가 꺼지는 경험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작전 실패로 직결될 수 있다. 특히 전시 북한과 같이 충전 인프라가 제한되거나 전력망이 파괴된 상황에선 충전식 2차전지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명백한 한계를 가진다.

이 지점에서 1차전지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주목된다. 1차전지는 충전이 필요 없고 자가 방전이 적어 영하 40도 이하의 극한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즉각 사용이 가능하고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전투식량’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평시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위기상황에선 전투 지속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는 이를 명확히 보여 준다. 전력망 공격으로 통신 인프라가 붕괴하자 배터리 확보 여부가 곧 지휘·통제 능력을 결정했다. 드론 운용 역시 배터리 공급 차질로 제한을 받았으며, 결국 배터리는 탄약과 같은 핵심 군수품으로 인식됐다.

미군은 이미 이러한 교훈을 반영해 1차전지와 2차전지를 임무 특성에 따라 상호보완적으로 운용 중이다. 장기 비축과 극한환경, 회수 불가능한 장비에는 1차전지를, 반복 사용하고 고출력이 필요한 장비엔 2차전지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나아가 전지 규격을 표준화해 비축과 보급 효율을 높이고, 공급망 위험까지 관리하고 있다.

우리 군 역시 이제는 ‘얼마나 많은 배터리를 보유하느냐’보다 ‘어떤 임무에 어떤 전지를 어떻게 비축·운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임무·환경·장비 특성을 반영한 과학적 소요 산출, 전지 규격의 단순화와 표준화, 1·2차전지의 상호보완적 운용전략이 필요하다.

미래 전장의 승패는 눈에 보이는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전력 지원에서 갈릴 것이다. 1차전지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 전장을 지탱하는 핵심 전략자산임을 다시 인식해야 할 때다.

임창효 중령 육군전력지원체계사업단
임창효 중령 육군전력지원체계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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