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는 게 목표가 아니라 가족을 내 손으로 지키는 것이 목표였다.”
입대 전 병역판정검사에서 150kg의 체중, 혈압, 당뇨 수치 등의 문제로 4급 판정을 받았다. 그 판정은 ‘너는 평범한 군 복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선고처럼 느껴졌다. 검사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머릿속에는 편찮으신 어머니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의 얼굴이 떠올랐다. 가족들의 걱정 어린 눈빛이 선했다. 그날 결심했다.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려면 내가 먼저 단단해져야 한다’.
그 순간 목표가 달라졌다. 단순히 군 복무를 하는 게 아니라 가족을 든든히 지킬 수 있는 울타리가 되는 것이 사명이 됐다. 다시 병무청의 문을 두드렸다. 현역으로, 온전히 내 힘으로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되고 싶었다. 두 번째 검사 끝에 현역 입대가 확정되고 훈련소로 입소하던 날, 어머니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 눈물은 슬픔이 아니라 ‘믿음’이었을 것이다.
입대 후 처음 받은 전투복은 몸에 맞지 않았다. 맞춤형 전투복을 입으며 스스로 다짐했다. “진정한 군인의 옷은 체형이 아니라 마음가짐이 완성한다.” 그날부터 매일의 훈련은 나와의 싸움이 됐다. 매일 3㎞를 달렸다. 땀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몸은 가벼워졌고, 마음은 점점 단단해졌다. 식사 때는 나트륨을 줄인 식단을 지키며 식탐보다 의지를 우선했고, 휴식시간에는 웨이트를 꾸준히 이어 갔다. 하루하루는 고단했지만, 그 고단함이 나를 새롭게 빚는다고 믿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무려 50㎏이나 체중이 줄었다. 예전엔 숨이 차 한참을 오르던 계단을 이젠 가볍게 뛰어오르고, 혈압과 혈당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보급 전투복이 몸에 딱 맞을 때 느낀 감격은 잊을 수 없다. 진정한 군인으로 거듭났다는 자부심에 가슴이 뿌듯했다. 몸이 변하니 마음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증명하기 위해 달렸지만, 이젠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군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달린다. 체중 감량은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켜 낸 증거다.
요즘 어머니는 전보다 훨씬 밝은 목소리로 통화를 하신다. 여동생도 “오빠 살이 많이 빠졌네”라며 웃는다. 가족의 그 한마디가 어떤 포상보다 값지다. 그저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가족의 자랑이자 군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서 있고 싶다. 앞으로 남은 군 생활 동안에도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군복의 무게만큼이나 책임의 무게를 느끼며 맡은 임무를 완수하는 군인이 되고 싶다. 오늘도 거울 앞에서 전투복을 단정히 여미며 다짐한다. 군인의 마음은 체중이 아니라 다짐과 책임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