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력과 정신전력교육의 중요성

입력 2026. 01. 30   14:46
업데이트 2026. 02. 0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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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소위 육군2기갑여단
최윤호 소위 육군2기갑여단



몰입, ‘깊이 파고들거나 빠짐’이라는 뜻이다. 결과물의 퀄리티는 바로 이 ‘몰입’에서 나온다고 여긴다. 그 사람이 이 일에 얼마나 몰입해 있느냐가 태도를 바꾸고, 그것이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엔 영화를 찍을 때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사용하지만,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감독들은 여전히 세트장을 직접 만들고 실제 건물을 부수고 폭발시켜 가며 촬영하는 등 엄청난 시도와 준비를 한다. 

큰 비용이 들고 위험요소가 많은 일임에도 이러한 촬영기법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촬영에 임하는 배우들과 관계자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눈앞에 실제로 보이는 현실감 있는 공간은 그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최근 여단 정훈장교 및 정훈 관계관 워크숍에서도 이런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오전에는 평시 수행 중인 정훈업무 관련 제한사항과 발전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고, 오후엔 판문점을 견학했다. 역사문화학전공으로 졸업했기에 견학이나 답사라는 단어에 익숙한 편이다. 실제 현장을 찾아가는 것은 그 사건과 시대를 이해하는 필수요소라고 생각하는 편이어서 교과서나 뉴스에서만 접했던 판문점을 직접 가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있었다. 통일대교를 지나자 무언가 비장한 기분이 들었고, 마침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안보견학관에 도착했다. JSA 대대 소개영상을 시청하고 역사전시관을 관람했다. 전시관에는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당시 잘려 나간 미루나무 일부분과 실시간으로 판문각을 비추고 있는 화면이 있었다. ‘아, 여기가 정말 판문점이구나’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했다.

이어 판문점으로 이동했다. 자유의 집으로 가는 길에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와 북한 주민들이 거주하는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를 마주하는 기분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했다. 단순히 게양대 높이에서 주는 위압감만은 아니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마을, 돌아오지 않는 다리와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의 실제 현장은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의 몰입감이 들게 했다. 특히 2017년 판문점 귀순 북한군 총격사건으로 언론에 보도됐던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소름이 돋았다.

견학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는 길에 많은 생각을 했다. 주간 정신전력교육과 연계한 현장 견학으로 장병들에게 양질의 정신전력교육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었다. 공간이 주는 힘, 공간력을 정신전력교육과 연계해 적용해 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와 더불어 그 효과에도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평소 대대에서 용사들이 정신전력교육에 몰입하도록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시간 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력을 활용한 정신전력교육으로 장병들의 확고한 정신적 대비태세 확립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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