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중령으로서 현재 서북도서방위사령부 방공과장으로 해병대와 함께하는 시간은 꽤 특별한 경험이다. 특히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최전방에서 해병 장병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해병대가 왜 이토록 강한 조직적 자존심을 지녔는지 깨닫고 있다.
서북도서 등 야전에서 만난 해병대원들은 늘 조용한 결기를 내뿜었다. 서북도서 방공진지 장병들의 완전작전을 수행하겠다는 결기와 자신감 넘치는 임무 수행 태도는 인상적이었고, 정신력이 전투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줬다. 장비나 지원이 부족해도 “우린 해병이니까”라며 묵묵히 버티는 그들의 태도는 육군의 조직적 논리나 작전 효율성 논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은 세계였다.
해병대 문화는 분명 보수적이고 깐깐하다. 교회 송구영신예배를 송구와 영신 모두 한 시간씩 진행해 1월 1일 새벽 1시 예배가 종료되면서 녹초가 된 기억은 해병대의 보수적이고 깐깐한 문화를 보여 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편안함을 추구하면서 송구영신예배도 일찍 마치는 교회가 많은데, 고집스럽게 예배를 끝까지 하는 모습이 바로 해병대의 문화인 듯했다.
또한 해병대는 선후배 관계가 분명하고 절차와 규율이 엄격하다. 육군의 기준으로 보면 다소 비합리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이런 ‘깐깐함’ 속에 그들의 정체성이 자리 잡고 있고, 그것이 해병대를 하나로 묶는 강력한 접착제였다.
특히 함께 일하며 느낀 것은 해병대가 단순히 해군의 한 전투조직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들은 이미 하나의 완전한 군체계로 기능하며, 육·해·공의 작전요소를 아우르는 가운데 도서방위 및 상륙작전 등 국가 전략기동군으로서 핵심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준4군체제’로의 발전은 단순한 조직 확장이 아니라 국가안보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해병대에 제도적 자율권과 독자적 지휘체계를 보장하는 것은 작전 효율이 아니라 정신적 주체성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작전 효율성은 교범 속 교리로 계산되지 않는다. 오히려 해병대 장병들이 ‘우리는 독립된 해병대’라는 자긍심을 느낄 때 그 열정과 헌신이 작전 효율성을 끌어올릴 것이다. 해병대의 무형 전력인 ‘사기’ 자체가 전투 효율의 본질적 기반이 되는 셈이다.
결국 전투력의 본질은 장비가 아닌 사람이다. 해병대가 진정한 국가 전략기동군으로서 해상과 도서를 넘어 한반도 어디서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하는 원동력은 ‘준4군체제’를 통해 보장될 것이고, 해병대의 역할과 전투력을 성장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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