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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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사람과 나눌 얘깃거리가 없다면 ‘부동산’을 추천한다. 아마도 나이, 성별,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한 시간 정도는 넉넉히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긍정·부정을 떠나 부동산은 그만큼 우리 국민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영국 출신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렇게 ‘핫’한 아이템인 부동산이 어떻게 권력이 됐는지를 추적한다. 저자는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부터 현재까지 관련 역사를 살펴보면서 땅이 어떻게 가장 안전한 담보가 됐고, 금융시스템의 토대로 작용했으며, 국가의 부와 권력을 재편해 왔는지를 설명한다. 그러면서 돈의 흐름이 최종적으로 가닿은 곳은 언제나 토지였다고 주장한다. 결국 부동산 가격은 끝없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저자는 이런 부동산 신화를 가리켜 “신화는 신화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자본주의가 성숙하고 인플레이션이 팽배한 현재, 부동산 가격이 대체로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대부터 부동산은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등락을 거듭한 만큼 언젠가는 하락할 게 자명하다고 분석한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했던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역시 차입과 선분양으로 성장하던 부동산 회사들이 대출을 통한 돈의 공급 중단과 함께 집값 급등세가 멈춘 것을 그 예로 든다.
저자는 토지가 돈과 얽히면서 만들어지는 권력 구조, 즉 ‘토지의 덫’에 우리가 쉽사리 빠진다며 이렇게 지적한다. “지금까지 토지의 덫을 피한 나라는 거의 없었다. 그 덫에 걸려들고 나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한 나라 역시 하나도 없었다. 부자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토지의 덫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다시 말해 토지로 인한 부는 그 어떤 부와도 다르고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맹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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