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 인간과 AI 공존하는 법 

입력 2026. 01. 28   16:33
업데이트 2026. 01. 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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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 시대와 인간의 미래』를 읽고


김대경 공군상병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본부근무지원대
김대경 공군상병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본부근무지원대

 

맹성현 지음 / 한빛미디어 펴냄
맹성현 지음 / 한빛미디어 펴냄



컴퓨터공학 전공자로서 군 복무기간은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기술의 본질을 사유할 수 있는 귀중한 공백기다. 사회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쏟아져 나오고,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이제 코딩은 AI가 다 해 주는 것 아냐?”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오간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맹성현 교수의 『AGI 시대와 인간의 미래』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 분석서를 넘어 복학 후 나아가야 할 엔지니어로서의 방향성을 재정립해 준 나침반과 같은 책이었다. 

공학도의 관점에서 바라본 AI는 마법이 아니다. 그것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가장 적절한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고도화된 통계모델이자 복잡한 연산의 결과물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제2의 인지혁명’은 AI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추론과 창작의 영역까지 넘보는 인공일반지능(AGI)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 기술적 진보를 두려움이 아닌 ‘냉철한 직시’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됐다. 대형언어모델(LLM)은 놀라운 성능을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인간이 주입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존재한다. 결국 AI는 ‘무엇’을 구현할지는 알지만 ‘왜’ 그것이 필요한지, 그 결과가 윤리적으로 타당한지는 판단하지 못한다. AGI 시대가 도래할수록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AI의 결과물을 검증할 수 있는 기본기가 더욱 중요해질 것임을 확신하게 됐다.

책은 AGI 시대를 맞아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강력히 요구한다. 과거의 ‘기술적 숙련’을 넘어 AI 시대의 경쟁력이 문해력과 통찰력, 즉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남은 대학 생활의 명확한 이정표가 됐다. 단순히 주어진 스펙대로 코드를 짜는 코더는 AI로 대체될 1순위다. 살아남기 위해선 문제를 정의하고,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전체 시스템을 설계하는 아키텍트(Architect)가 돼야 한다. 책에서 언급된 ‘지피지기(知彼知己)’의 전략처럼 AI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인간 고유의 영역인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연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미래 교육의 핵심이다. 전공 지식이라는 뼈대 위에 인문학적 상상력이라는 살을 붙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저 AI 관리자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책을 덮으며 막연했던 불안감은 구체적인 목표로 바뀌었다. AGI 시대는 인간의 종말이 아니라 지적 노동에서 해방돼 더 고차원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한 ‘공진화’는 인간과 AI가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다. 앞으로는 단순히 프로그래밍 언어의 문법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AI의 작동방식을 완벽히 장악하는 동시에 ‘이 기술로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엔지니어가 되겠다. AI는 가장 강력한 파트너이자 도구다. 그 핸들을 쥐고 목적지를 설정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 인간의 몫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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