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적을 마주하는 최전방부대다. 우리 장병들에게 북한군은 가족보다 자주 마주하는 대상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우리 부대원들에게 정신전력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최근 군단에서는 대대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간부 정신전력교육을 군단장님 주관 화상회의로 하고 있다. 교육이 끝난 뒤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지원장교가 질문했다. “과장님께서는 군인정신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뭔가 설명은 할 수 있지만 명쾌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곧장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펼쳐 군인정신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명예, 충성심, 용기, 필승의 신념, 임전무퇴의 기상, 책임 완수, 애국애민의 정신을 군인정신의 가치로 설명하고 있었다.
흔히 군인정신은 전투에서의 영웅적 행동, 숭고한 희생을 수반하는 사례로 많이 접했기에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특별한 행동’으로 생각한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기회로 군인정신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고 진정한 군인정신은 내 옆의 전우에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저, 우리 대대 전우들로부터 용기와 임전무퇴의 기상을 알게 됐다. 전우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까이서 적과 대치한다. 적이 바라보는 나의 복장, 표정, 움직임 하나가 국군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한 치의 흔들림도 허용하지 않는다. 적은 무장한 상태이고 교전 발생 가능성도 있다. JSA의 공허한 긴장감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높은 수준의 용기와 물러섬 없는 기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다음으로, 우리 부대 부사관을 통해 명예와 필승의 신념을 느끼게 됐다. 부사관은 부대의 전통·명예를 지키는 중요한 계층이다. 더불어 전투기술 전문가로 부대 교육훈련의 교관 임무를 수행한다. JSA를 수호하는 우리 부사관단의 군인정신은 남다르다. 그들이 느끼는 명예심은 용사를 감화시키고 이는 곧 사기, 군기, 단결의 요체가 된다. 그들이 지닌 필승의 신념은 전투기술, 교육훈련과 직결돼 부대 차원의 군인정신을 주도한다. 이에 부사관단의 명예심, 필승의 신념이 전투력의 근간이 된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마지막으로, 우리 부대 장교들에게서 충성과 책임 완수의 가치를 배우게 됐다. 그동안은 국가와 국민, 상관을 향한 충성만을 생각해 왔지만, 충성의 가치는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최전방 수색작전에 동참해 대원들과 땀 흘리는 대대장의 모습, 새벽마다 작전기지 소초를 돌아보며 대원을 격려하는 중대장의 모습을 보면서 충성의 가치는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게 아니라 양방향으로 상호작용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러한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는 최전방 수호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공유하고 임무에 임하고 있다.
이 순간에도 적을 마주하며 군인정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전우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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