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가진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하다. 다만 그 힘이 시각적으로 드러나거나 누군가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면 미처 느끼지 못할 뿐이다. 최근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공간의 힘’을 이르는 ‘공간력’이란 단어를 접하며 깊이 공감했다.
부대를 떠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마치 그곳에 머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육군72보병사단 ‘올림픽부대’다. 근무 당시엔 미처 몰랐지만 그 그리움의 이유가 부대가 가진 특별한 ‘공간력’ 때문이었음을 깨닫았다.
올림픽부대에서 7년간 근무하며 변화 과정을 지켜봤다. 공간력 창출의 시작은 2019년 신(新)병영생활관 신축 때였다. 당시 새롭게 지어진 병영막사와 식당에는 ‘열정·희망·낭만·행복’이라는 가치를 담은 이름 ‘드림빌’이 붙여졌다. 드림빌 내에 조성된 독서카페는 장병들이 마음 편히 소통하고 학습하는 장이 됐다. 그곳에서 전우들은 뜨거운 열정으로 꿈과 희망을 키워 나갔다.
올림픽부대 공간력의 핵심은 단연 ‘올림픽문화복지시설(OCC)’이다. OCC는 ‘10년 뒤 장병과 가족들이 무엇을 원하며, 그들의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수많은 연구와 토의, 장병 1000여 명의 재능기부가 모여 탄생한 이 공간에서 장병들은 휴식을 만끽한다. 카페와 노래방은 물론 버스킹 공연장과 봉정(정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특히 카페는 부대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물이 비치되면서 부대를 방문하는 모든 이가 꼭 들러야 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피트니스센터(OFC), 웰페어센터(OWC), 뮤직센터(OMC) 등이 차례로 들어섰고 연병장은 인조 잔디구장으로 변모해 쾌적함을 자랑한다. ‘더 좋은 병영식당’ 사업과 연계해 식사공간 또한 한 단계 진화했다. 이처럼 올림픽부대는 공간을 혁신해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부대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공간력 창의는 당시 사단장님의 지휘 의도에서 시작됐으나 지휘관과 참모가 바뀌어도 부대의 전통으로 뿌리내려 지휘통제실과 세미나실을 개선하는 등 지속적으로 계승되고 있다.
현재 육군은 52대 참모총장 취임 이후 ‘공간력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작은 총장님의 의지였지만, 이를 완성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다양한 아이디어 제시와 심도 있는 논의로 ‘사람 중심의 병영문화 구현’과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도록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집단지성으로 빚어낼 공간의 변화, 그 안에서 새롭게 도약할 육군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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