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마음으로 다시 출발선에 서다

입력 2026. 01. 27   15:59
업데이트 2026. 01. 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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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을 입은 지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7개월 동안 병사로 복무하며 얻은 경험은 군대란 어떤 곳인지, ‘군인다운 군인’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군복을 입고 장교로서 또 한 번 출발선에 섰다. 병사 시절부터 이어진 고민과 도전의 순간이 이곳으로 이끌었다.

병사 시절 처음 자대에 배치받았을 때 소대장님은 다가가기 어려운 분처럼 느껴졌다. 책임감이 워낙 강한 분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같이 훈련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그분이 누구보다 병사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지휘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날 소대장님이 나를 따로 불러 이렇게 조언해 주셨다. “네게는 A라는 강점이 있지만, B 부분을 보완한다면 훨씬 좋은 군인이 될 수 있다.” 그 말은 병력관리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 간부란 단순히 병력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병사 한 명 한 명이 성장하도록 이끄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장교를 꿈꾸게 된 첫 번째 순간이었다.

하지만 결심 뒤에는 늘 의문이 따랐다. “병사였던 내가 과연 장교가 될 자질이 있을까?” 고민의 순간마다 손을 잡아 준 이는 중대장님이었다. 지원서를 쓰는 과정부터 준비 절차까지 세심하게 챙겨 주셨고, 마지막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병사였던 것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장교로서의 마음가짐이다.” 그 한마디는 두려움 대신 도전할 용기를 심어 줬다. 그렇게 장교 후보생으로 선발돼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새로운 출발을 맞이했다.

시작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훈련 중 갑작스러운 폐렴으로 2주간 입원하게 됐고, 복귀하자마자 이어진 행군은 높은 벽이었다. 숨이 가빠지며 과호흡이 반복됐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고개를 들 때마다 나를 이끈 것은 함께 땀 흘리던 동기들이었다. “힘들면 내가 군장을 들어 줄게.” “괜찮아, 끝까지 가자. 할 수 있어!” 군대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조직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그리고 장교는 그 ‘함께’의 앞에서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어야 함을 배웠다.

병사로서 보낸 17개월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자산이다. 소대원들의 고민을 누구보다 빨리 이해할 수 있고 병사의 눈높이에서 부대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다짐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선배가 되겠다.” “병사의 성장을 이끌어 주는 장교가 되겠다.”

병사에서 장교로 이어진 나의 길은 단순한 진급이나 전환이 아니다. 태극기를 달고 임무를 수행한다는 자부심, 나보다 앞서 이 길을 걸어온 수많은 선배의 정신을 이어받는 새로운 시작이다. 다시 출발선에 섰다. 병사로 시작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장교로서 사명을 가슴 깊이 새기며 앞으로 나아가겠다.

안인엽 소위 육군1보병사단 무적칼여단
안인엽 소위 육군1보병사단 무적칼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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