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더 이상 국가 주도의 성역이 아니다. 냉전기 ‘올드 스페이스’가 국가안보와 위신을 위해 소수의 정부·강대국이 주도하던 시기였다면 지금은 ‘뉴 스페이스’ 시대로 전환됐다. 위성통신의 스페이스X, 우주 수송의 로켓랩, 우주 관광의 블루 오리진 등과 같은 민간 기업들이 혁신적 아이디어와 상업적 잠재력을 무기로 우주 개발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민간의 우주 기술이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로 편입되는 ‘스핀온’ 현상이다. 우주 기술은 상업적 잠재력을 넘어 국가 생존과 직결되는 전략자산이 됐다.
이제 우주는 지상·해상·공중·사이버 영역에 이은 제5의 전장 영역이다. 초연결·초지능화된 미래 전장환경에서 우주는 모든 영역을 하나로 묶어 주는 핵심 인프라이자 적보다 우위의 정보를 선점할 수 있는 전략적 고지다. 우주력 건설은 더 이상 국방의 선택사항이 아닌 대한민국 육군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필자도 처음엔 지상작전이 주 임무인 육군이 우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육군사관학교에서 우주 관련 수업을 수강하면서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육군 우주력 발전의 절실함을 깨달았다. 특히 한반도의 작전환경을 고려할 때 육군이야말로 우주 전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최대 수요군이자 핵심 소비자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
이러한 연구를 구체화해 육군 우주력의 군사적 활용성과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그 결과 우주항공청 주최 ‘2025 스페이스 해커톤’과 ‘2025 공군사관학교 미래 항공우주 학술대회’에서 필자의 제안은 육군의 전장환경에 최적화된 우주력 활용방안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연구와 대회 참가 과정에서 우리 군 우주력의 현주소를 목격하며 육군뿐만 아니라 전 군에 걸쳐 우주 분야를 전담하고 운용할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뛰어난 기술과 체계가 도입되더라도 이를 전장에서 실질적으로 연구·계획하고 전략화해 운용할 인적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우주력 건설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제 육군은 단순히 우주 전력 확보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머물러선 안 된다. 민간의 앞선 기술을 과감히 도입하는 전략과 더불어 이를 우리 군의 전장환경에 맞게 최적화하고 운용할 전문 우주 인재 양성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흡수하고 현장에 적용해 정예 우주 인력을 양성할 때 비로소 육군의 우주력 발전은 청사진을 넘어 실체화될 수 있다.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넘어 이젠 육군의 인재들이 우주 개발과 활용의 주역이 되는 ‘넥스트 스페이스(Next Space)’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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