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이 만드는 신뢰

입력 2026. 01. 26   17:15
업데이트 2026. 01. 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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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석 해군소령 국방정신전력원
박재석 해군소령 국방정신전력원



수업 중 한 교육생이 “말을 잘하는 건 결국 타고난 것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교수법의 핵심은 타고난 말재주가 아니라 내용을 구조화해 상대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답하며 “누구든 노력하면 충분히 익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경험은 말의 힘이 표현 기술을 넘어 조직의 의도를 드러내는 과정이란 점을 다시 확인해 줬다. 군의 작전과 지휘가 중요하지만 모든 과정은 결국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하며 전달하느냐에서 완성된다. 

국방정신전력원에서 교수법과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교육하며 느낀 점도 같다. 군의 소통 역량은 ‘선택’ 이 아닌 ‘필수’다. 군은 흔히 ‘작전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무엇을 어떻게 말하느냐가 작전 수행과 조직 운영의 질을 결정한다.

교수법 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말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교육 내용을 어떻게 구조화해 전달하는가’였다. 도입·전개·종결의 기본 구조, 아이스 브레이킹을 활용한 교육 집중도 향상, 메시지 강조 등은 ‘사람이 이해하는 방식’에 맞춘 소통의 기술이다. 결국 교육의 본질은 복잡한 내용을 상대가 쉽고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고 전달하는 과정이란 점에서 ‘전달 구조를 설계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교육에서는 군이 외부와 소통할 때 필요한 원칙과 절차를 다뤘다. 전략적 소통을 달성하기 위해선 메시지 작성, 실제 브리핑 단계까지의 절차는 핵심을 찾고 이를 분명하게 말하는 능력을 중심에 둔다. 군의 메시지는 명확하고 정보는 정확하며 설명은 일관돼야 한다. 이러한 원칙은 단순히 발표를 잘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군이 국민 앞에서 책임 있게 말하기 위한 기본 기준이다.

두 교육을 함께 진행하며 느낀 공통점이 있다. 핵심을 잡아 구조화하고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 이것이 소통의 본질이다. 이러한 능력이 갖춰질수록 군 내부적으로도 임무 수행 중 혼선이 줄어들고, 외부에선 군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도가 높아진다. 특히 국민과의 소통에서 명확한 메시지는 군의 투명성과 진정성을 보여 주는 직접적 방식이다. 말은 군이 헌신하는 가치와 임무를 국민에게 전하는 ‘다리’와 같다.

군은 정확성과 책임이 요구되는 조직이어서 소통의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 장병들이 보여 준 변화는 발표 기술 이상의 것이었다. 상황을 정리하고 메시지를 찾아 명확히 말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업무에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변화였다.

지난 교육과정에서 소통 역량이야말로 군의 전문성을 뒷받침하는 기반이며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힘이란 것을 확인했다. 말은 조직의 의도를 드러내는 도구이자 전투력이다. 이러한 소통 능력이 군의 다양한 현장에서 적극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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