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미학, 보편적 공감

입력 2026. 01. 23   16:10
업데이트 2026. 01. 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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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소리에 수묵화 같은 무대…K뮤지컬 기준 제시
백제 전통설화 도미전 모티브 삼은 몽유도원 무대에

 



삼국사기에 나오는 전통 설화 속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뮤지컬 무대에서 펼쳐진다.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몽유도원’은 설화 ‘도미전’을 모티브로 한 최인호 소설 ‘몽유도원도’를 원작으로 한다. ‘명성황후’(1995)를 제작한 에이콤이 30년 내공을 집약해 ‘K뮤지컬’의 새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로 만든 야심작이다.

작품은 도미와 아랑의 순수한 사랑, 그리고 이를 질투하는 왕 여경의 헛된 욕망을 통해 꿈과 현실의 경계를 그린다.

‘몽유도원’의 윤호진 연출은 “명성황후 제작 이후부터 늘 머릿속에 품고 있던 숙원사업 같은 작품”이라며 “우리의 아름다운 설화를 무대로 옮기기 위해 서사, 음악, 스펙터클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도록 연출했다”고 말했다.

안재승 작가 또한 “원작의 이야기를 동시대적 보편성으로 재해석하고 대극장 문법에 맞게 확장하기 위해 2년6개월간 약 40차례의 대본 수정을 거쳤다”고 설명하며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의 탄생을 예고했다.

또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기조 아래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전 세계 관객이 직관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미학적 장치를 완성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대사 중심의 전달 방식을 넘어 음악의 선율과 배우의 움직임만으로도 인물의 감정과 서사가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극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설계했다. 특히 서양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 위에 한국 고유의 소리인 ‘정가’와 ‘구음’을 과감하게 결합해 독창적인 음악적 질감을 완성했다. 시각적으로는 수묵화 특유의 번짐과 여백의 미를 살린 영상·조명 연출을 적극 활용해 관객들을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도원경의 세계로 안내한다.

흡인력 있는 드라마 위에 더해질 배우들의 열연과 거장들이 빚어낸 음악적 시너지 또한 관전 요소다. 사랑과 권력을 향한 헛된 욕망에 사로잡힌 왕 ‘여경’ 역은 민우혁과 김주택이 맡아 파격적인 악역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민우혁은 “그동안 배려하는 사랑을 주로 연기해 왔는데, 이번에는 이기적이고 마초적인 사랑을 표현해야 해 신선했다”며 “소리의 질감, 호흡까지 깊이 있게 논의하며 감정을 명확히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김주택 역시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인데,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평생 낼 수 있는 악을 다 쏟아부은 것 같다”며 “각기 다른 정서를 담은 여경의 넘버를 통해 사랑과 집착, 분노를 오가는 인물의 입체적인 내면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겠다”고 말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인 하윤주와 배우 유리아는 설화 속 아름다운 여인 아랑 역으로 분했다. 하윤주는 첫 번째 뮤지컬 도전이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국악인 하윤주의 팝송, 배우 유리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관전 포인트”라며 “동서양 음악이 합쳐졌을 때의 신선한 질감으로 경쟁력 있는 음악적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공연 이후 4월부터는 서울 송파구 샤롯데시어터에서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VIP석 16만 원, R석 13만 원, S석 10만 원. 예매 및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하면 된다.

노성수 기자/사진=에이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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