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Q마크 인증 기업을 가다] 67년 방산 외길…기갑병 헬멧·방사능 측정 고도화

입력 2026. 01. 21   15:42
업데이트 2026. 01. 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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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마크 인증 기업을 가다  ⑦ 에이치케이씨(HKC)

능동소음 제거해 통신 명료도 높이고
장시간 임무 따른 청각 피로도 낮춰줘
통신 지원 장비 경량·자동화로 효율↑
AI·무인화 등 전장 환경 변화에 대응
통신·탐지·보호장비 유기적 연동 연구

방위산업에서 신뢰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십 년에 걸친 기술 축적과 현장 운용 경험, 이를 뒷받침하는 품질 관리가 함께 쌓여야 가능한 영역이다. 에이치케이씨(HKC)는 방위산업에서 돈독한 신뢰를 쌓은 국내 방산기업이다. 1959년 창립 이후 통신전자와 화생방, 시험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67년간 방위산업 한길을 걸어온 회사는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과 품질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방산 현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글=송시연/사진=이경원 기자

HKC 관계자들이 제작 장비의 작동점검을 하고 있다.
HKC 관계자들이 제작 장비의 작동점검을 하고 있다.



HKC는 군용 무선통신기 양산을 시작으로 방위산업과 함께 성장해 왔다. 이후 화생방 탐지 장비, 기갑병 헬멧, 마스트 시험 장비(ATE) 등 전장 환경 변화에 맞춘 장비를 지속 개발하며 기술 영역을 확장해 왔다. 또한 통신·전자·지휘통제·컴퓨터·안테나 장비와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기술 포트폴리오를 육·해·공군 전반에 적용하며 실전 운용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2012년 ‘전투차량 승무원용 헬멧과 방사능측정기 세트’로 국방기술품질원 DQ마크 인증을 최초 획득한 이후 재심사를 거쳐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DQ마크는 수출용 방산제품을 대상으로 기술력과 품질 수준, 운용 적합성 등을 종합 심사해 부여하는 인증 제도다. HKC가 DQ마크 인증을 획득·유지하는 것은 HKC 장비가 성능·신뢰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준다.

전투차량 승무원용 헬멧은 오랜 기술 축적의 결과물이다. HKC는 능동소음제거(ANR) 기술을 적용해 전차와 장갑차 내부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승무원 간 통신 명료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장시간 임무 수행 환경에서 청각 보호와 피로도 저감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는 현장 운용 경험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화생방 탐지 분야와 통신전자, 시험장비 분야는 핵심축으로 꼽힌다. 방사능측정기와 화학 탐지 장비는 실제 군 운용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검증되며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해 왔다. 이들 장비는 단순 탐지를 넘어 지휘통신체계와 연동돼 작전 수행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비를 테스트하는 모습.
장비를 테스트하는 모습.



통신 지원 장비 분야에서도 기술 고도화가 이어졌다. 다수 운용 병력이 필요한 마스트(무선통신 신호의 송수신 위해 안테나를 높이 설치하는 구조물) 장비를 복합 소재를 적용해 경량·자동화한 텔레스코픽 방식으로 개선했다. 적은 인력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안테나와 장비를 운용할 수 있게 됐고, 감시 장비와 통신 지원 장비 운용 효율도 함께 높아졌다.

시험장비 분야 역시 HKC의 강점이다. 첨단 기동·화력·통신·항공·위성 장비의 창정비, 생산 및 개발지원 장비를 아우르는 정밀 시험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쌓았다.

핵 위협에 대비한 전자자기펄스(EMP) 방호 기술도 주요 연구개발 성과 중 하나다. 능동형 EMP 고속 탐지와 전원 제어 기술을 적용해 기존 시설 구축형 EMP 방호장치 대비 비용을 30% 절감하면서도 위성 및 민군 전자장비 보호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HKC는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도 대응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무인화, 유·무인 복합체계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통신과 탐지, 보호 장비가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단기간 성과보다 지속적인 기술 축적과 품질 관리로 방위산업에서 요구되는 신뢰를 지켜나가는 것이 HKC가 걸어온 길이자 앞으로도 이어갈 방향이다.



인터뷰  정재하 HKC 대표
납품은 시작일 뿐 운용·정비·후속지원까지 책임 ‘철칙’ 지켜왔죠

정재하 대표는 HKC가 오랜 시간 방위산업 현장에 머물 수 있던 이유로 품질에 대한 원칙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1959년 창립 이후 67여 년 동안 한결같이 지켜온 것은 고객과 현장 중심의 품질 철학”이라며 “단순히 납품으로 끝나는 장비가 아니라 운용·정비·후속지원까지 책임지는 것이 방산 기업의 기본으로 생각해 왔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정 대표는 기업 방향성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체계적인 품질 경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하늘을 나는 독수리의 날개를 형상화한 CI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인간(Human), 지식(Knowledge), 창조(Creation)를 핵심 가치로 삼아 고객이 가장 신뢰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DQ마크 인증에 대해서도 단순한 성과로 보지 않았다. 그는 “2012년 DQ마크 인증은 특정 시점의 결과라기보다 우리가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과 품질 관리 체계가 공적으로 확인된 계기였다”며 “인증 이후에도 품질 기준을 낮추지 않고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미래 전장 환경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전쟁 양상은 빠르게 AI, 무인화, 유·무인 복합체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회사 역시 기존의 통신·화생방 장비에 머무르지 않고 이러한 변화에 맞는 기술 융합과 체계 고도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끝으로 HKC의 역할을 두고 “안으로는 국방 전력화에 기여하고, 밖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받는 방산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100년을 바라보는 기업으로서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한 축을 책임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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