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진단’] 속성 최적화 덫 벗어나 문제 자체를 소멸시키는 개혁

입력 2026. 01. 20   16:24
업데이트 2026. 01. 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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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진단’  
44. 동적 온톨로지 개념과 국방개혁 방향성 제언

양적·능력 개혁서 개념 개혁으로 전환 
현재는 AI가 이끄는 지능화 전장시대
국방 AI 기반 데이터 사일로 하나로 통합
시스템 차원 해결 문제 정의체계 필요
현장 배치 엔지니어·리터러시 교육
AI 의사결정 거버넌스·책임체계 구축

 

군 조직에서 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근원적 문제를 회피하고 피해를 주는 속성을 상쇄하고자 최적화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2006년 노무현 정부 이후 1차 국방개혁이 양적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AI) 시대 ‘동적 온톨로지(Ontology·존재론적 디지털 트윈)’에 기반을 둔 싸우는 방법을 바꾸는 국방개혁으로 전환해야 한다. 전장의 현상보다 국방의 근원적 문제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지능화 문제 해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 5가지 제언을 담았다. 이를 통해 속성 최적화의 덫에서 벗어나 문제 자체를 소멸시키는 개혁으로 나아가는 국방개혁을 기대해 본다. 정리=김해령 기자 

 

인공지능 시대 국방개혁은 ‘동적 온톨로지’에 기반해 싸우는 방법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컴퓨터 사이버 코드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 시대 국방개혁은 ‘동적 온톨로지’에 기반해 싸우는 방법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컴퓨터 사이버 코드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문제의 본질 : 왜 우리는 근원을 회피하는가 

적을 억제하고 실패 시 전쟁에서 승리하는 국방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전략과 작전개념을 개발해 왔다. 한국형 3축체계, 대드론작전, 사이버 방어 등 수많은 접근법이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근원적 문제 해결 대신 ‘이 문제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암묵적 가정을 전제로 그 주변 현상·증상만을 해결하기 위한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우리 드론이 격추당하면 더 많은 드론을 투입하거나 단순히 피격을 줄이기 위해 더 높이 날 수 있는 드론을 만든다. 탱크가 파괴되면 장갑을 두껍게 한다. 사이버 침입이 발생하면 엔드포인트(Endpoint·직접 손으로 만지고 사용하는 말단기기)를 패치한다. 그러곤 무기체계의 생존성이 높아졌다고 자평하며 문제 현상을 피하기 위해 우리 무기체계 속성을 최적화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다시 드론의 예로 돌아가자. 문제는 우리 드론을 탐지하고, 표적화하고, 타격하는 적의 킬체인체계다. 적 전자전 송신기를 무력화하고, 정보·감시·정찰(ISR) 융합을 방해하고, 지휘통제 노드를 차단하는 게 근원적 해결책이다.

왜 우리는 이를 회피하는가? 근원적 문제는 복잡하고 여러 부서가 얽혀 있으며 기존 조직 구조와 충돌해서다. 그래서 조직은 하위 문제를 중심으로 해결방안을 내놓는다. 드론팀은 드론 속성(체공시간·통신거리)만 정의하고, 사이버팀은 침해지표 목록만 관리한다. 이렇게 파편화된 속성적 문제들은 조직의 진정한 개혁을 방해한다. 각 팀은 자기 영역을 개선하지만, 전체 시스템은 여전히 적의 킬체인에 무방비 상태로 남는다. 이는 문제를 기존 파편화된 조직 안에서 풀려 하지 말고 시스템 차원을 높여 문제 자체를 소멸시키는 게 핵심이다. 국방개혁도 마찬가지다. 탱크를 개량할 것인가, 아니면 적의 표적화 시스템 자체를 무력화할 것인가. 이 두 질문의 차이가 개선과 개혁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온톨로지 : 데이터가 아닌 의미의 체계

AI에서 온톨로지란 무엇인가? 데이터를 모아 놓은 단순한 데이터 레이크가 아니다. 전장의 모든 실체 ‘부대·무기·센서·지형·통신망’을 상호 연결된 의미론적 구조로 모델링한 것이다. 팔란티어의 온톨로지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파편화된 ISR 정보, 전자전 데이터, 아군 위치 정보를 단일 화면에 통합해 지휘관의 의사결정 시간을 10분의 1로 단축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온톨로지가 ‘센서가 감지한 신호는 적 레이다이고, 그 레이다는 미사일대대를 지원하며, 그 대대를 타격하면 우리 항공기 생존율이 40% 상승한다’는 인과관계를 실시간으로 추론해서다.

대부분의 조직은 온톨로지를 정적으로 설계한다. ‘탱크는 장갑·기동성·화력이라는 고정된 속성을 갖는다’고 속성 정의에서 끝나고 객체 의미나 인과와 관련된 정의가 없다. 또 전장 상황이 바뀌거나 가용자원의 형태·능력이 변화되면 그 속성뿐만 아니라 인과관계도 바뀌는 동적 운용개념이 적용되지 않는다. 가령 적이 새로운 전자전 기법을 도입하면 온톨로지는 ‘전자전 위협’이라는 개념을 즉시 확장한다. 그것이 우리 드론, 통신, 미사일에 미치는 영향(인과)을 재계산해야 한다. 근원적 문제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온톨로지 개념을 동적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기존 ‘장군의 술(術)’이나 경험에 기댄 전쟁이 아니다. 디지털상에 구현된 온톨로지 기반의 지능화 전장으로 나아가는 개선(Improvement)이 아닌 개혁(Transformation)이다.


1차 개혁에서 2차 개혁으로 : 패러다임 전환 

개혁이란 개념에 마디가 있는 것은 아니나 이재명 정부의 개혁을 ‘양적·능력의 개혁’에서 ‘개념의 개혁’으로, 전환이라는 마디로 새롭게 정의해 보고자 한다.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국방개혁의 목표 연도는 2020년이었다. 이를 1차 국방개혁으로 규정한다면 핵심은 양적 성장이었다. 병력 감축과 첨단 무기 도입, 합동성 강화라는 틀 속에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했다. ‘이만큼의 전차, 이만큼의 전투기, 이만큼의 함정’을 확보하면 국방력이 강화된다는 논리였다.

2026년 현재 우리는 AI가 전장을 주도하는 지능화 전장시대를 목도하고 있다. AI 기반 C2체계, 사이버·물리 융합, 인지전쟁, 극초음속미사일이 전장을 지배한다. 2차 국방개혁은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AI 기반의 동적 목표를 지속해 혁신할 수 있어야 한다. 정해진 틀에 목표와 과제를 맞춰 추진평가회의를 하는 게 아니라 기존에 정의한 문제가 우리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맞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맞지 않다면 새 질문을 해 지능화 문제 해결 시스템 자체를 재설계하는 개혁이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과제

2026년은 이재명 정부의 국방개혁 원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 5단계 전략을 제언한다.

첫째, 국방 AI 기반 온톨로지 구축이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 및 해병대 등 데이터 사일로를 하나로 통합하는 국방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게 아니라 각 요소 간 인과관계를 추론할 수 있는 지능형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는 지식 그래프로 이어져 국방에 최적화된 지능이 구축될 것이다.

둘째, 문제 정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구축된 온톨로지에서 시스템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각 작전 영역에서 ‘적 킬체인을 어디서 끊을 것인가’를 명확히 하고, 그것에 필요한 개념을 온톨로지상에 구현할 수 있는 체계를 동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속성 최적화가 아닌 문제 해결을 목표로 삼을 수 있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셋째, AI 현장 배치 엔지니어(AI FDE) 구축이다. 새롭게 정의된 문제에 필요한 새 개념의 속성·정보가 온톨로지에 실시간으로 사람이 아닌 AI가 자동 구축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적의 새로운 전자전 기법이 포착되면 FDE는 온톨로지에 ‘전자전 위협 Type-X’라는 개념을 추가하고, 그것이 우리 드론·통신·미사일에 미치는 인과관계를 재정의하며, 대응 알고리즘을 자동으로 24시간 이내에 배포한다. 개발과 운용의 틈을 제거하고, 속성 최적화가 아닌 문제 해결 중심의 동적 온톨로지를 AI가 실시간 업데이트하고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혁신이다.

넷째, 온톨로지 리터러시(Literacy) 교육체계 구축이다. 아무리 정교한 온톨로지를 구축하고 AI FDE를 배치해도 지휘관과 참모가 이 시스템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현재 대부분의 장교와 부사관은 데이터를 ‘표 형태의 숫자’로만 인식한다. 온톨로지는 데이터 간 관계와 인과를 읽는 능력을 요구한다. ‘이 센서 신호가 적 레이다와 연결되고, 그것이 미사일대대를 지원하며, 그 대대를 타격하면 우리 항공작전의 성공률이 40% 상승한다’는 데이터의 존재론적 이해 및 그 바탕에 그려지는 지식 그래프적 사고가 필수다.

다섯째, AI 의사결정 거버넌스 및 책임체계 구축이다. “온톨로지 기반 AI 시스템이 ‘적 지휘통제 노드를 타격하라’고 추천할 때 누가 최종결정권을 갖는가. 오판 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으면 현장은 혼란에 빠지고 AI 시스템은 방치된다. 현재 국방부는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실행 거버넌스가 부재하다. 3가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의사결정 권한 계층 설정, AI 결정 감사체계, 윤리위원회 운영으로 AI 추천이 국제인도법과 교전규칙(ROE)을 위반하지 않는지 정기 점검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결론 : 개선이 아닌 개혁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방개혁은 동적 온톨로지를 기반으로 한 전쟁으로, 개선이 아닌 개혁을 해야 한다. 실시간 진화하는 적의 위협에 온톨로지 기반 AI 시스템이 자율적으로 대응전략을 생성하고 실행하는 체계로, 싸우는 개념을 바꿔야 한다. 근원적 문제를 직시하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시스템 차원의 변혁을 추진할 때 대한민국은 지능화 전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속성 최적화의 덫에서 벗어나 문제 자체를 소멸시키는 개혁. 그것이 2차 국방개혁의 본질이다.


배학영 국방대 국가안보문제연구소 군사전략연구센터장
배학영 국방대 국가안보문제연구소 군사전략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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