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가르고 설원 헤치며 투혼 불태웠다

입력 2026. 01. 16   17:08
업데이트 2026. 01. 1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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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특수수색여단, 창설 후 첫 동계 설한지 훈련


영하 15도 칼바람에 스키 신고 ‘설상 기동’
눈 속에 몸 숨기고 정찰·감시·침투·타격…
극한 환경 전투기술 다지고 팀워크 쌓아
드론 첫 투입·여단 중심 통합 운용 ‘눈길’
생존성·효율 향상 등 수색작전 역량 키워


영하 15도의 칼바람이 몰아치는 강원도의 설원.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며 이동하는 해병대 특수수색여단 장병들의 숨결이 그 위로 하얗게 흩어진다. 지난 14일 평창군 산악종합훈련장에서 마주한 ‘2026년 동계 설한지 훈련’ 2주 차 모습이다. 이번 훈련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각 사단과 사령부에 분산돼 있던 수색대대를 통합해 지난해 7월 창설한 특수수색여단이 처음으로 실시하는 설한지 훈련이다. 드론을 활용한 전투실험이 해병대 수색작전에 처음 적용됐고, 여단 예하 전 부대가 직·간접적으로 훈련에 참여해 통합 운용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여단 창설의 실효성을 현장에서 검증하는 무대다. 글·사진=조용학 기자

해병대의 설한지 훈련은 단순한 동계 적응 훈련이 아니다. 6·25전쟁 당시 혹한 속에서 치러진 장진호 전투의 역사를 상기하며, 극한의 환경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정신력과 생존능력을 기르기 위해 시작됐다. 올해 훈련은 지난 2일 시작돼 다음 달 26일까지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훈련에는 여단 장병 360여 명이 참가하며, 미 해병대 장병 300여 명도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의 하나로 1·2차 훈련에 함께했다. 또한 영국 해병대 코만도부대 요원들이 훈련을 참관하며 서로의 전술과 전투기법을 교류한다.

훈련은 전시 상황에서 적지 종심 깊숙이 침투해야 하는 수색부대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장병들은 설원 기동을 시작으로 정찰·감시, 침투와 은거, 타격까지 실제 작전과 같은 강도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여단 창설 이후 첫 동계 훈련인 만큼 긴장감과 집중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훈련에 참가한 정이한 상병은 “처음 참가한 설한지 훈련이 쉽지 않았지만, 강인한 해병대 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며 “혹한 속 훈련이 실제 작전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훈련은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동계 환경 적응과 개인·부대 주특기 숙달에 중점을 둔 동계 주특기 훈련이다. 장병들은 텔레마크 스키와 설피 등 설상장비를 활용해 반복적인 설상기동 훈련을 실시하며 혹한의 설원을 극복하는 방법을 익힌다. 텔레마크 스키는 별도의 부츠 착용 없이 전술화를 신은 상태에서 플레이트를 장착해 기동성이 뛰어나다.

2단계 소부대 전술훈련에서는 △특정 지역 침투 △은거지 구축 △정찰·감시 등 수색부대의 핵심 작전 절차를 집중적으로 숙달하게 된다. 극한의 기상 조건 속에서도 팀워크와 전투기술을 유지하는 데 훈련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훈련의 마지막 단계는 장거리 무장행군과 대대급 전술훈련이다. 장병들은 평창에서 각 주둔지까지 약 300㎞를 전술 무장행군으로 이동하며, ‘침투 후 정찰과 감시’ ‘화력 유도’ ‘진지 변환과 타격 절차’ 등 그간 숙달한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이번 훈련의 또 다른 특징은 드론 전투실험의 첫 병행이다. 동계 환경에서 드론을 운용해 실시간 영상과 좌표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지상 수색부대의 작전 수행과 연계했다. 설원과 혹한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드론과 수색부대가 동시에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현장에서 검증했다. 장병들의 생존성을 높이고 작전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실험적 시도다.

훈련 방식 역시 변화했다. 과거 사단 수색대대는 개별적으로 설한지 훈련을 진행해 부대 간 크고 작은 차이가 발생했다. 하지만 여단 창설 이후에는 여단이 중심 역할을 맡아 공통 교리를 발전시키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실제 이번 1차 훈련에서는 1대대 중심으로 2·3대대 중대급 병력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통합 훈련을 하고 있다.

이주환(중령) 1대대장은 “여단 중심의 통합 운용을 통해 보다 일관된 수색작전 역량을 구축하게 됐다”며 “여단 작전지원대가 훈련 전반을 지원해, 이제 각 수색대대는 훈련과 작전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혹한의 설원에서 진행 중인 이번 설한지 훈련은 특수수색여단이라는 새로운 체계가 실제 작전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시험하는 무대다. 창설 이후 첫 설한지 훈련, 첫 드론 전투실험, 첫 통합 운용. 이 세 가지 ‘처음’은 해병대 수색전력이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해병대 특수수색여단이 지난 14일 강원 평창군 산악종합훈련장에서 실시한 ‘2026년 동계 설한지 훈련’에서 한 장병이 텔레마크 스키를 탄 채 전술기동하고 있다.
해병대 특수수색여단이 지난 14일 강원 평창군 산악종합훈련장에서 실시한 ‘2026년 동계 설한지 훈련’에서 한 장병이 텔레마크 스키를 탄 채 전술기동하고 있다.

 

 

여단 장병들이 추위를 이겨낼 강인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상의를 벗은 채 설상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여단 장병들이 추위를 이겨낼 강인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상의를 벗은 채 설상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침투작전팀 장병들이 드론을 이용해 정찰 및 감시 전투실험을 하고 있다.
침투작전팀 장병들이 드론을 이용해 정찰 및 감시 전투실험을 하고 있다.

 

은거지에 몸을 숨긴 저격팀 장병들이 목표물을 관측하고 있다.
은거지에 몸을 숨긴 저격팀 장병들이 목표물을 관측하고 있다.

 

여단 장병들이 썰매를 이용해 부상자를 안전하게 후송하고 있다.
여단 장병들이 썰매를 이용해 부상자를 안전하게 후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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