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군 생활의 길잡이, 정신전력

입력 2026. 01. 15   14:59
업데이트 2026. 01. 1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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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무렵 익숙한 일상을 뒤로하고 부모님을 따라 베트남으로 향했다. 언어와 문화, 생활환경이 전혀 다른 곳에서의 삶은 어린 나에게 큰 변화였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국가란 무엇인가’ ‘공동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늘 마주했다. 정체성에 관한 고찰은 언제나 숙제였다.

재외국민 신분이었지만 군 복무를 선택한 이유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다른 누군가에겐 국방의 의무였겠지만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자문 끝에 의지로 내린 선택이었다.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는 시민권을 포기하고 군인의 길을 택하도록 이끌었다.

10여 년 만에 돌아온 대한민국에서의 군 생활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체력은 충분하지 않았고, 규율과 조직문화도 익숙지 않았다. 외국에서 극한의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터라 규정과 방침이 가득한 군의 특성과 종종 충돌했고,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고민을 정리하고 군 생활의 기준이 돼 준 게 바로 ‘정신전력교육’이었다.

매주 정신전력교육 시간에 배우고 익힌 국가관은 수행 중인 임무의 의미와 이유를 알게 했고, 대적관과 군인정신은 육체적·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의 중심을 잡아 줬다. 정신전력교육을 받으면서 이곳에 온 까닭, 대한민국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 군 생활은 단순히 적응과정이 아니라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성장의 시간으로 느껴졌다.

정신전력교육과 관련한 책·논문을 읽으면서 남은 군 생활 동안 정신전력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운 좋게도 이런 고민과 생각을 펼칠 기회가 주어졌다. 국방정신전력원에서 주최한 ‘정신전력 강화 공모전’이었다. 정신전력교육의 영향력과 가치가 장병들에게 더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기여하고 싶었다. 그간 느꼈던 기존 교육체계의 아쉬움을 분석하고 군인정신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방안을 실전 사례형 프로그램과 딜레마 상황 토론으로 제시하고자 했다.

감사하게도 이 아이디어는 장려상이라는 수상으로 이어졌다. 나의 제안이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게 됐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디어도 모인다면 좀 더 장병들의 마음에 와닿는 정신전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정신전력교육을 받으면서 깨달은 국가에 대한 책임감과 군인정신은 전역 후에도 삶의 기준이자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다. 군에서 배우고 느낀 정신전력교육이 나를 변화시킨 만큼 전우들의 삶도 긍정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도 나만의 강한 정신전력을 바탕으로 오늘보다 내일 더 성장하는 삶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박상욱 병장 육군5기갑여단 강병대대
박상욱 병장 육군5기갑여단 강병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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