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 3년 동안 3차례 소대장 임무를 수행했다. FEBA대대 소대장으로, 전방 GP장으로, 해안소초장으로 늘 ‘현장’ 한가운데 있었다. 그 속에서 얻은 교훈은 사람·전투·현장, 이 3가지가 작전의 본질을 이룬다는 것이다.
첫째, 사람 중심이다. 작전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작전계획이 아무리 완벽해도. 첨단 장비가 아무리 많아도 이를 움직이는 건 결국 내 옆의 소초원들이다. 해안소초장 임무 초기, 볼 때마다 표정이 어두운 소초원이 있었다. 그 소초원을 불러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줬다. 직접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진 못했지만 한결 편해진 모습을 발견했다. 그날 이후 초소 순찰 시 20분 정도 소초원들과 매일 대화를 나눴다. 그 몇 분의 대화가 24시간을 바꿨다. 소초원들은 ‘관리 대상’이 아닌 ‘전투원’으로 존중받는다는 것을 느꼈고, 서로를 챙기기 시작했다. 작은 관심에서 생긴 변화로 소초 전체가 단단해졌다. 지휘관으로서 출발점은 ‘구성원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임을 깨달았다.
둘째, 전투 중심이다. 우리는 군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적의 위협으로부터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분명한 목적 아래 소초에서 일어날 만한 국면별 조치훈련을 반복했다. 낯선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판단하는 법,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에 대응하는 법을 몸으로 익혔다. 훈련이 끝나면 소초원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개선할 점을 찾아 토의하고 다음 훈련 때 적용해 점점 우리만의 체계를 갖췄다. 실상황 조치 시 수개월간 반복했던 수신호 덕분에 단 몇 번의 손짓으로 빠르게 상황이 종료됐다. 전투는 순간의 성과가 아니라 지속적인 준비와 관리 속에서 완성된다.
셋째, 현장 중심이다. 현장은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책상에선 얻을 수 없는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지도에 그려진 해안선과 달리 파도가 만드는 기상은 매 순간 변화하는 변수가 된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우리는 수제선 정밀정찰에 나섰다. 날씨 탓에 평소보다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겨났다. 소초 주변을 답사하며 익힌 대체 루트로 우회를 지시해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다. 직접 현장을 누비며 체득한 현장 지식 덕분에 순간의 판단으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다.
3년간 3번의 소대장 경험을 하면서 깨달았다. 사람을 보살피지 않으면 작전은 시작조차 할 수 없고 교육훈련 없이는 실전에서 무너지며, 현장을 모르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3가지 핵심은 더 넓은 군문을 향해 나아가는 시점에 군 생활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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