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중대는 치열한 전문성의 현장이다. 엔진 소리, 공구의 금속음, 정비관들의 땀과 분주한 발걸음 속에서 우리 군의 전투력은 되살아난다. 그 중심에는 정비중대장이 있다. 전투 준비뿐만 아니라 지원하는 다수의 전투부대 장비 가동률을 유지해 전투력 발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단순한 관리자나 기술자가 아니다. 지휘관, 안전관리 책임자, 기술행정 전문가의 1인 3역을 감당하며 ‘장비의 생명’과 ‘사람의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또한 정비중대는 공장, 인력, 공구, 유류 및 화학물질, 전기 및 기계설비가 설치된 위험시설을 운용한다. 따라서 정비중대장은 전술적 지식은 물론 관련 안전법령을 숙지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런 특성을 고려, 정비중대장이 다수 보직된 우리 육군1군수지원사령부 지휘부와 정비처에선 정비중대장 직무 수행력 향상을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군 선배이자 정비대대장으로서 후배 장교들이 재임기간 중 ‘슬기로운 정비중대장’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기술과 지휘의 균형감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정비중대장은 장비 결함을 이해하는 기술전문가이면서 부대원의 사기를 북돋고 협업을 이끄는 리더다. 때로는 직접 공구를 들고 현장에 뛰어들어 정비관들과 땀 흘리며 기술적 신뢰를 쌓고, 그들과 전투 준비 및 부대관리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정비지원 수준은 수리 실력이 아닌 중대장의 기술 전문성과 리더십에서 결정된다.
둘째, 중대장 중심의 정비관리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 기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부대관리 업무에 치중해 정비관리에 소극적이면 안 된다. 부임 후 최단기간 내 정비지원 4대 요소(정비인력, 정비용 공구 및 장비, 정비시설, 수리부속)를 자체 진단하고, 중대장 중심의 정비 성과관리체계를 정착시켜 구성원의 목표 인식 수준·숙련도를 고려해 전·평시 과업 수행을 최적화해야 한다. 중대장의 관심과 고민 수준은 전투력 향상과 직결된다.
셋째, 협력과 단결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정비중대의 성공은 팀워크에 달려 있다. 정비중대는 장교, 준사관, 부사관, 군무원, 병 등 다양한 신분과 세대가 함께 근무하며 각자 직렬과 특기가 세분돼 있다. 서로의 역할과 역량을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정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대원 모두의 능력이 향상되도록 중대장을 중심으로 정비 노하우 전수와 팀 단위 교육훈련을 활성화해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목표를 가진 원팀으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효율적 정비는 개인의 손기술이 아닌 팀워크의 결과물이다.
넷째,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중대를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 정비현장은 소음, 분진, 고온, 고압 등 수많은 위험요소가 상존하는 산업안전보건법령상 규정된 유해환경 근무지다. 중대장은 관련 법령을 숙지하고 정비인력의 건강, 공구 및 설비 점검, 유해물질을 완벽하게 관리하기 위해 현장 중심의 안전교육을 생활화해야 한다. 정비중대의 안전은 곧 전투 준비의 시작이며, 안전을 지키는 게 완벽한 정비지원의 첫걸음이다.
정비중대장의 임무는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지만, 그 결과는 피지원 전투부대의 전·평시 임무 수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주어진 신성한 사명을 마음에 새겨 현장 지휘관·기술자·안전관리자 1인 3역을 훌륭하게 해내고 중대의 ‘엔진’ 역할을 감당하는 ‘슬기로운 중대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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