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혁신을 넘어 ‘직업’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산업혁명은 인간의 팔과 다리를 기계로 대체했다. AI 시대는 인간이 수행하던 정형화된 사고과정을 통계와 데이터에 기반한 확률적 알고리즘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흔히 직업의 소멸로 연결되지만 본질은 다르다. 직업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이를 대체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을 뿐이다. 과거에도 새로운 기술은 기존의 일자리를 줄이는 동시에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 냈다. 문제는 기술의 존재가 아니라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느냐다.
군도 예외일 수 없다. 드론·로봇,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사이버전, 위성정보 등 미래전의 핵심 영역에 AI가 자리하고 있다. 전장의 승패가 더는 무기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데이터를 이해하고 정보를 판독·해석하며, 기술을 작전에 접목할 수 있는 능력이 전투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직업군인은 단순한 명령 수행자에 머물러선 안 된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며,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의미를 판단할 수 있는 군인으로 변화해야 한다.
AI의 확산이 곧 인간의 역할 축소를 의미하진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AI가 판단을 보조할수록 최종 결정의 책임은 분명하게 인간에게 귀속된다. AI가 표적을 제시할 순 있지만 ‘사격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건 지휘관의 몫이다. AI는 수단일 뿐 윤리적 판단과 책임은 본질적으로 군인에게 있다.
군 간부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더 이상 체력과 전술(戰術)·전기(戰技)만이 아니다. AI와 데이터, 안보환경과 국방정책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융합적 통찰력이다. 이런 역량은 단기간의 교육이나 일회성 훈련으로는 갖춰지기 어렵다. 지속적인 학습과 자기계발을 통해 축적할 수 있다.
변화에 대비하는 길은 끊임없는 학습이다. 사이버대는 군 간부들에게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학습 통로가 될 수 있다. 특히 국방과 기술, 인문과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사고하는 국방융합적 관점의 학습은 AI 시대 직업군인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기르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AI 시대의 직업군인은 기술을 이해하는 전사(戰士)이자 인간의 가치를 지키는 리더여야 한다. 바로 지금이 경험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데이터와 통찰에 기반해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할 줄 아는 군 간부로 스스로를 바꾸며 배움을 이어 나가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지금 나의 일상에 AI는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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