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과학기술이 곧 국방력인 현대전에서 국방과학기술 인력은 전장의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자산이다. 그런데 우리의 소중한 과학기술 인력은 군을 떠나 민간으로 향하는 추세다. 사이버 전문장교를 양성하는 특정 학과의 경우 2016년 96%가 장교로 임관했지만, 2024년엔 졸업생 24명 중 임관한 인원은 5명으로 임관율이 20%에 그쳤다.
이 같은 인력 유출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지만, 근본적 원인 분석과 대응책 마련은 미흡하다. 이에 국방과학기술 관련 전문가들과 현직자를 대상으로 인터뷰하고, 이론을 도출하는 질적 연구기법(근거이론)을 활용해 인력 이탈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해 봤다.
첫째, 민간에 비해 낮은 처우와 보상 문제가 지적됐다. 장교 봉급은 병사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낮다. 연구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하며 부수적인 업무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처우 불만은 마음을 군 밖으로 돌리게 되는 요인이다.
둘째, 전문성을 발휘하고 경력을 발전시킬 기회가 부족했다. 국방 분야에 열정을 갖고 임관하더라도 군 경력 관리체계가 전문인력을 잡아 두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개발보다 일반 행정이나 관리업무, 자신의 전문 분야를 활용할 수 없는 직책에 배치됨으로써 회의감이 생기는 것이다.
셋째, 불확실한 미래가 직접적 원인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의무복무 이후 진급·보직·근무지 등에 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어 향후 무엇을 할지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또한 순환보직으로 인한 잦은 전·출입이 만족도를 낮추고 경력 단절을 발생시킨다. 장기간의 의무복무는 유사 분야 민간인처럼 경력을 축적하는 데 제약이 있어 전문성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도 있다.
우리 군은 국방 연구개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쌓고 새로운 인력 획득제도를 도입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인력 유출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다음의 정책적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과감한 처우 개선으로 민간과 격차를 줄이고 체계적인 경력 개발 경로를 구축함으로써 군에서 계속 전문성을 활용, 연구개발토록 하는 등의 노력으로 자긍심을 느끼게 해야 한다. 둘째, 연구에 할애할 시간 확보를 위해 행정업무를 간소화하고 불필요한 절차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장기복무 유인제도를 강화해 일정기간 이상 복무한 인력에게 원하는 학교에서 석·박사학위를 딸 기회를 줘야 한다.
자원기반이론(RBV)에 따르면 조직의 지속적 경쟁 우위는 외부 환경이 아니라 내부 자원과 역량에서 비롯된다. 조직이 구성원들을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해야 구성원들은 조직에 잔류하고 조직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과학기술 인력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장착된다면 미래 전장의 승리는 우리의 것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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